FA 외부협상 첫날인 20일 이택근의 넥센행과 송신영의 한화행 등 예상치못한 충격적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임경완의 SK행 역시 깜짝 놀랄 사건이었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이렇게 빠른 행보를 보일 줄은 예상하지 못한 일.
SK는 진상봉 운영팀장이 직접 부산으로 내려가 임경완을 만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임경완이 FA미아가 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의외의 빠른 결정이었다. 정대현이 미국 진출을 선언하고 떠나버리자 곧바로 사이드암스로 투수의 보강을 결정했다. 민경삼 단장은 "우리는 정우람 박희수 등 왼손 불펜투수가 많다. 왼손투수의 잇점을 살리기 위해선 사이드암스로 투수가 꼭 필요하다. 정대현이 빠져 구멍을 메워야한다는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SK 불펜은 정우람 박희수 등 왼손과 윤길현 엄정욱의 우완 정통파가 있어 이 사이에 사이드암스로 투수가 있어야 구색이 맞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투수가 등판하면 타자들이 새롭게 적응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만큼 투수들에게 유리하다.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되는 셈이다. 신승현이나 이영욱 등이 있지만 믿을 수 있는 전문적인 불펜요원이 필요했다.
그런 상황에서 임경완이 FA시장에 나왔다. 딱이었다. 임경완은 지난 2004년 홀드왕에 올랐고, 올시즌에도 18홀드로 5위에 오를 정도로 셋업맨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민 단장은 "플레이오프때 임경완의 투구를 봤는데 싱커가 좋아졌더라. 그 정도면 충분히 우리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특히 이제껏 부상이 없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
당초 롯데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였지만 협상과정에서의 불편함에 임경완은 뛰쳐나왔고 SK는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임경완은 "솔직히 부산을 떠난다는 것이 아쉽다"라고 했다. 부산 토박이로 고향팀을 떠나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진상봉 팀장님이 직접 부산에 오실 정도로 마음을 보여줘 움직이게 됐다"는 임경완은 "SK엔 함께 뛰었던 선수가 별로 없다. 이호준이 그나마 동기다. 빨리 팀에 적응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대현 대신 임경완이 들어간 SK의 불펜이 내년시즌에도 최강의 모습을 이어갈지 관심을 모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