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결산하는 영화계 최고의 축제 청룡영화상이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스타들이 25일 탄생한다. 하지만 각 부문 후보들이 면면이 워낙 쟁쟁해 누가 주인공이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긴장감이 더해가는 축제 나흘 전, 후보자들의 상황을 중간 점검한다.
▶예측불허 수상부문, 정말 모르겠네
수상자가 결정되는 것은 시상식이 열리기 불과 몇 시간 전. 9명의 심사위원들이 모든 부문 후보들을 당일 검토해 토론을 벌인 뒤 수상자를 최종 결정한다. 올해는 남녀 주연상부터 치열하다. 남자 부문의 가장 큰형님은 '연기 달인' 김윤석이지만, 후배들도 결코 만만치 않다. '고지전'에서 광기어린 연기를 보인 고수, '도가니'로 한층 더 성숙한 공유, '최종병기 활'로 액션배우 자리를 굳힌 박해일, '풍산개'에서 대사 한 마디 없는데도 표정으로 주인공 연기를 해낸 윤계상이 함께 경쟁한다. 여자 부문도 누가 수상자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이층의 악당'에서 불면증과 신경쇠약 환자로 변신한 김혜수의 연기, 김하늘의 시각장애인 연기, 최강희의 깜찍발랄한 코미디 연기, 정유미의 감동 연기, 탕웨이의 짙은 멜로 연기 모두 영화계의 극찬을 받아 마땅했다.
신인 부문에서는 여우신인 부문이 치열하다. 드라마 '공주의 남자'와 영화 '최종병기 활'이 모두 인기를 얻으며 '쌍끌이 흥행'의 주인공이 된 신예 문채원과 '써니'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뒤 예능까지 종횡무진 중인 강소라, '페스티발'에 이어 '하이킥3' 출연으로 '대세'가 된 백진희, '푸른 소금'에서 대선배 송강호와 호흡을 맞추고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로 인기를 이어가는 신세경, 독립영화 '혜화, 동'으로 많은 영화인들을 매혹시킨 연기파 신예 유다인 등 모두가 올해의 별이다. 조연 부문은 매년 그렇듯 남우조연상 수상자가 안개속이다. '고지전' 고창석의 인간미 가득한 연기, '최종병기 활' 류승룡의 카리스마, '부당거래' 유해진의 리얼한 악역 연기, '도가니' 장광의 배역에 일체화된 연기, '황해' 조성하의 수컷 냄새 가득한 연기 모두 트로피를 줘도 전혀 아깝지가 않다. 물론 다른 부문 또한 절대 수상자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기는 마찬가지다.
▶후보들, 긴장백배…힘든 일정 뚫고 '참석 의지'
후보자들은 이처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수상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대부분 "내 연기에 전혀 부끄러움이 없다"며 당당한 모습이다. 모두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배우들인 만큼 시상식 당일도 일정이 많지만, 한 해를 결산하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바쁜 일정을 쪼개 참석 의사를 밝혔다.
남우주연상 후보 김윤석은 현재 영화 '도둑들'을, 박해일은 '은교'를 촬영중이며 윤계상은 '하이킥3' 출연으로 숨가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지만 흔쾌히 참석하기로 했다. 여우주연상 후보들도 바쁘긴 마찬가지다. 김하늘은 '너는 펫' 개봉 뒤 홍보활동으로 눈코뜰새없고, 김혜수 또한 '도둑들' 촬영중인 가운데서도 MC이자 여우주연상 후보로 귀한 발걸음을 한다.
여우신인상 후보인 백진희는 '하이킥3' 출연으로 잠잘 시간도 아껴야 하는 상황이며, 강소라 또한 최근까지 드라마 '우리집 여자들'에 바빴고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도 출연하는 중이다. 남우조연상 후보들 중에서는 영화 '미스고 프로젝트(가제)' 촬영 중인 고창석과 유해진이 힘들게 촬영장을 벗어나 시상식에서 함께하게 됐다. 타 부문에서도 어려운 상황을 뚫고 참석을 결정한 후보들이 많다. 남우신인상 후보인 서준영은 드라마 두 편('당신뿐이야', '뿌리깊은 나무')에 동시 출연하고 있는 숨가쁜 상황이고, 이제훈 또한 영화 두 편('건축학개론', '점쟁이들'에 함께 캐스팅됐지만 이날만은 반드시 참석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신인감독상 후보이자 남우신인상 후보 박정범 감독은 일본에서 열리는 필름멕스 영화제에 초청됐지만 청룡영화상 참석을 위해 일시 귀국을 불사하기도 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