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으면 그렇게 못 할 것 같다."
인삼공사와 모비스의 경기가 열린 20일 안양실내체육관. 경기전 취재진 사이에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정규리그 감독 최다승 기록이 화제였다. 유 감독은 전날까지 통산 361승을 기록, 역대 감독 최다승 기록인 신선우 전 SK 감독의 362승에 1승차로 따라붙었다. 이날 인삼공사를 꺾을 경우 역대 사령탑 최다승 기록 순위표에서 신 전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입장이었다.
이를 두고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감독은 "(유)재학이 형이니까 가능한 기록이다. 나는 감독 한 지 몇 년 안됐는데도 스트레스가 많고 뜻대로 안되는 직업이다"며 "10년 넘게 감독 하라고 하면 재학이형처럼 나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지난 98년 대우에서 지휘봉을 잡은 이후 이번 시즌까지 14시즌 동안 361승을 기록했다. 기록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 감독은 "재학이형이나 (전)창진형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솔직히 내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멘토로 삼고 있는 분들이다"며 "재학이형한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존경심을 나타냈다.
반면, 경기전 당사자인 유 감독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시즌 들어 생각했던 것과 달리 초반 레이스에서 고전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 유 감독은 "그 기록은 오늘 처음 듣는 이야기다. 기록이라는 것은 언제나 깨지기 마련 아닌가.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안양=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