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올겨울에도 외부 FA 영입을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키나와에서 마무리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삼성 류중일 감독은 19일 "외부 FA는 잡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쉽지도 않다"고 말했다. 팀 관계자들도 "우리가 외부 FA를 영입하려면 준척급 선수들을 데려오는 건 의미가 없다. 실질적인 전력 강화를 위해선 이대호나 김태균 같은 대형 FA를 잡아야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올겨울 외부 FA 영입은 없다"고 설명했다.
19일은 올해 FA 우선협상 마지막날이다. 류 감독은 이날 훈련장인 아카마구장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이대호는 아마도 일본에 가지 않겠는가. 정대현은 진짜 미국쪽에 관심이 있는걸까"라며 FA 시장에 나온 주요 선수들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그저 호기심일 뿐이었다. 감독 입장에선 다른 팀의 전력 변화에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삼성은 자체 FA인 진갑용 강봉규 신명철 등과 일찌감치 계약을 마쳤다. FA 계약협상이 잘 진척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몇몇 구단에 비하면 손쉽게 일처리를 마쳤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외부 FA에게는 눈을 돌리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삼성은 올겨울 대형 FA를 영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승엽이 삼성과의 계약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이 국내 컴백후 어느 정도 활약을 보여줄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름값과 경력을 봤을 때 분명 삼성은 초대형 선수를 들어앉히는 셈이다. 외부 FA에 눈돌릴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2005년 이후 삼성은 겨울 FA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지갑을 연 적이 없다. 김태균이 지바 롯데로, 이혜천이 야쿠르트로 옮겨갈 때 그 선수들의 행보에 관심을 보인 적은 있다. 대형 FA 영입 없이도 올해 우승을 거머쥔 상황이니 삼성은 올겨울에도 움직이지 않는 쪽을 택했다.
자금력이 탄탄한 삼성이 움직이지 않는 건,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에겐 어찌보면 불행이다. 구매 의욕을 가진 팀이 많아져야 FA의 몸값도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대형 FA와 관련해선 원소속구단과 일본 팀간의 경쟁 구도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오키나와=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