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폭풍 질주를 거듭하고 있는 '벨로로드롬의 f1머신' 이명현(16기, 나주)의 기세가 무섭다.
이명현은 지난주(43회차) 펼쳐진 올시즌 마지막 정규 광명 대상경주에서 전매특허인 한바퀴 선행으로 나서 가장 먼저 골인. 지난 3월부터 시작한 대상 우승횟수를 7까지 늘리는데 성공했다. 이는 '경륜 황제' 조호성이 2005~2006년 2년 연속으로 수립한 대상 경주 한해 최다승인 6승을 넘어선 경륜계 신기록이다.
이명현은 또 지난 7월말 부산 창립 기념특별 경륜을 시작으로 10월 창원창립기념 특별경주와 광명 3회 대회를 포함 무려 대상 5회 연속 우승이란 금자탑까지 쌓았다. 지금까지 대상 경주 연속 우승은 95년 1기 허은회를 비롯해 조호성(11기) 이욱동(15기)이 기록한 3회가 최다였다.
사실 이명현의 이런 신기록 수립엔 올시즌 모든 대상 경주의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슈퍼특선반의 신설이 결정적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 슈퍼특선반이 없던 시절의 조호성의 경우 연간 대상 경주 출전이 많아야 7회 정도로 참가부터가 지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두터워진 선수층과 새롭게 추가된 준결승 제도, 여기에 매 대상 경주가 연말 그랑프리를 방불케할 만큼 강자들이 총 출전하는 방식으로 바뀐 점을 고려한다면 천하의 조호성이라도 과연 이런 결과를 나타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요즘 이명현의 기세라면 과거와 같은 대진 방식을 적용했을시 조호성의 역대 최다인 47연승기록도 도전해볼만하다는 기대감까지 나타내고 있다.
아마시절 김치범과 양희천 최래선 등 선후배에 밀려 주종목인 단거리(1㎞독주 및 스프린터)에서 변변한 국제대회조차 참가 못한 이명현이 데뷔 3년만에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뭘까?
지칠줄 모르는 지구력에다 선행시 뛰어난 완급조절 및 후위 견제력, 민첩한 상황 판단력, 위기 관리능력같은 운영센스 등이 그 이유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스타군단 호남팀이 자기 관리나 정신적인 부분까지 채워주고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과거 순발력이나 테크닉이 우선되던 경기 양상이 최근 고기어 영향으로 파워나 근력 위주로 바뀌었다는 점도 타고난 지구력을 자랑하는 이명현의 상승세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최강 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올중반까지 대상 경주의 우승자가 누구냐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이제는 이명현의 우승에 누가 제동을 거느냐 또는 후착이 누구냐로 바뀔 만큼 존재감이 대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과연 이명현이 연말 그랑프리까지 휩쓸며 '경륜 황제'란 타이틀과 함께 경륜의 새 역사를 쓰게 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이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