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동안 눅눅한 것만 참으면 된답니다."
수애는 역대 청룡영화상 수상자들 중에서도 특별하다. 청룡영화상에서 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모두 수상해, 유일하게 두 차례 핸드프린팅을 하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2004년 '가족'으로 신인여우상을 받은 수애는 지난해 '심야의 FM'으로 6년 만에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16일 서울 영등포 CGV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석한 수애는 "예전 기억이 아직도 나는데, 또 한 번 같은 자리에 서게 되다니 오늘만큼은 나 자신이 정말 대견하다"며 웃음지었다. 두 번 찍는 사람이 한 번도 찍어 본 적 없는 사람보다는 핸드프린팅에 대해 잘 알 터다. 평생 손도장을 찍어본 적이 없는 기자가 수애에게 핸드프린팅의 이모저모를 질문해 봤다.
먼저 핸드프린팅을 할 때의 느낌이 어떤지가 가장 궁금하다. 수애는 "잠시 동안 눅눅한 것만 참으면 영원한 기록이 남아요. 손을 대고 있을 때는 눅눅해서 기분이 좋지는 않아요"라고 답했다.
그럼, 핸드프린팅을 하고 나면 손에 묻어나는 것은 없을까. 아직 손에서 깔끔하게 떨어지는 새로운 소재는 개발되지 않은 모양이다. 수애는 "손하고 손톱 사이에 꽤 묻어나는 것이 있어요. 하지만 옆에 준비된 수건이 있어서 물로 닦아내면 깨끗하게 지워졌어요"라고 말했다.
두 번째 핸드프린팅인데, 예쁘게 찍는 요령에 대해선 고민해봤을까? 수애는 "손가락을 딱 붙이고 손을 오므려서 찍어볼까요? 아니면 지난번에 오른손을 찍었으니 이번엔 왼손까지 찍어볼까 싶기도 하고요"라며 "손이 워낙 큰 게 콤플렉스긴 한데…"라고 말을 흐렸다. 이날 본 수애의 손은 여자치고는 정말 커서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수애는 "얼굴 길이보다 손이 더 길다"며 '왕손'을 얼굴에 대 보였다. "발은 245mm 정도니까 보통이에요. 손만 이렇죠. 6년 전에 장동건 선배님하고 나란히 핸드프린팅을 하는데, 선배님 손이 제 손보다 더 예쁘고 고와서 투박한 제 손이 더 눈에 띄었다는 기사를 본 것 같아요. 하하."
장동건 이나영 등 쟁쟁한 톱스타들과 손도장을 찍던 기억 또한 들어볼 수밖에 없다. 수애는 "그 때는 정말 긴장해서 지금보다 훨씬 정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언젠가 여우주연상을 받아서 또 해야겠다고 생각하긴 했죠. 오늘 이렇게 다시 오니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