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예상했던대로 과열 조짐이다.
두산이 16일 FA 투수 정재훈과 4년간 총액 28억원에 재계약했다. 세부 조건은 계약금 8억원, 연봉 3억5000만원, 연간 옵션 1억5000만원 등이다. 두산은 이날 정재훈과의 재계약 사실을 발표하면서 "정재훈의 지난 9년간 팀 공헌도와 선발과 중간계투 그리고 마무리로서의 전천후 활약 등을 고려해 연간 최대 5억원을 제시했으며, 정재훈도 그 동안 몸담았던 친청팀을 선택해 전격 계약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재훈은 올시즌 45경기에 등판해 2승6패 8세이브, 9홀드, 방어율 2.87을 기록하며 두산의 주축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통산 성적은 386경기에서 29승32패, 121세이브, 39홀드, 방어율 2.82. 두산의 설명대로 정재훈은 데뷔 이후 전천후 불펜투수로 던지며 팀 공헌도가 상당히 높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정재훈과 두산의 '4년간 28억원'이라는 계약에 대한 주위의 시각은 예사롭지 않다. 정재훈을 시작으로 이번 FA 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며 초대형 '빅딜'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정대현 이승호 송신영 임경완 등 어느 팀에 가더라도 효용가치가 높은 불펜 투수들의 몸값이 예상했던 것보다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대호 김동주 이택근 등 FA 타자들도 상대적으로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될 입장이 됐다.
역대 가장 뜨거웠던 FA 시장은 지난 2004년말이다. 당시 심정수와 박진만이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합계 총액 99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는 등 역대 FA 시장 최고액인 202억8600만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번 겨울 이같은 기록이 깨질 공산이 큰 것은 역대 최다인 17명이 FA 선언한데다, 각 팀마다 전력 보강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대호의 일본 진출 여부가 가장 큰 변수가 되겠지만, 이승엽 김태균 박찬호 등 일본에서 돌아오는 선수들까지 감안하면 그야말로 스토브리그다운 '뜨거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화는 이날 FA 포수 신경현과 2년간 총액 7억원에 재계약하며 이번 스토브리그 첫 FA 계약을 맺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