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A매치가 막을 내렸다. A대표팀의 아픔은 잠시 접어두자. K-리그가 희망이고, 전화위복의 발판이다.
올시즌 대미를 장식할 K-리그 챔피언십이 19일 문을 연다. 3위 FC서울은 6위 울산, 4위 수원은 5위 부산과 6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른다. 19일과 20일 오후 3시 각각 서울월드컵경기장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단판 승부다.
축구의 가장 간단한 원리는 골을 넣고, 막는 것이다. 창과 방패가 제대로 작동해야 웃을 수 있다. 어디에 우선 포인트를 둘 지는 팀에 따라 다르다.
서울과 울산은 무늬하게 극명하게 엇갈린다. 서울은 창, 울산은 방패의 대명사다. 서울은 정규리그에서 56득점-38실점, 울산은 33득점-29실점을 기록했다. 서울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1.87골(울산·1.10골), 울산의 평균 실점은 0.97골(서울·1.27골)이었다. 울산의 경우 16개 구단 가운데 정규리그 최소 실점을 자랑했다.
사령탑의 색깔이 묻어있다. '사제지간'인 최용수 서울 감독대행(40)은 공격수, 김호곤 울산 감독(60)은 수비수 출신이다.
용병과 토종의 대결로 구도가 짜여진 점도 이채롭다. 서울의 공격을 이끄는 두 축은 데얀(몬테네그로)과 몰리나(콜롬비아)다. 데얀은 23골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우며 정규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몰리나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빛을 내며 10골-12도움을 기록했다.
울산은 국가대표 중앙수비수 곽태휘와 이재성이 수비를 이끈다. 둘다 공중볼 다툼과 스피드가 뛰어나다. 곽태휘는 세트피스에서 골결정력도 탁월하다. 올시즌 7골로 팀내 최다골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그는 친정팀과의 경기에서 더 위력을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골문은 조광래호에서 백업인 김영광이 지킨다.
변수는 있다. 데얀과 곽태휘 이재성 김영광은 나란히 A매치에 차출돼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과 부산도 비슷한 흐름이다. 서울-울산과는 약간 다르다. 두 팀 모두 조심스럽다. 굳이 구분하자면 수원은 홈이점을 앞세운 공격, 부산은 선수비-후역습으로 해법을 구상하고 있다.
수원은 중앙 공격의 핵 스테보의 결장이 아쉽다. 그는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6경기 출전 정지를 받아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한다. 측면은 여전히 날카롭다. 염기훈 이상호 등을 전면에 세워 활로를 뚫는다는 계획이다.
부산은 스리백 카드를 꺼내든다. 밀집수비의 형태를 취하다 역습시에는 한상운을 정점으로 날카롭게 몰아친다. 재미도 봤다. 부산은 올시즌 수원과의 세 차례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수원의 천적으로 떠올랐다. 수원은 상대의 역습 봉쇄에도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다. 결전이 임박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