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타 최정원을 보며 꿈을 키웠던 교복 소녀가 한국뮤지컬대상의 꽃이 됐다.
1979년 7월 17일 생인 조정은이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17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2002년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데뷔해 이듬해 열린 제9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신인상을 받은 뒤 8년 만에 다시 한 번 트로피를 안게된 것.
계원예술고등학교 재학시절 교복을 입은 채 객석에 앉아 최정원이 신인상을 받는 것을 지켜봤던 어린 소녀가 훌쩍 성장해 올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의미깊은 이번 수상에는 '절친' 조승우가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조정은이 트로피를 안던 순간, 조승우가 무대 의상을 갈아입지도 않은채 꽃다발과 포옹을 전해준 것. 조정은 역시 "사랑하는 친구 조승우 고맙다"고 수상 소감을 밝혀 관심을 받았다.
계원예술고등학교 동창인 두 사람은 고교 재학시절부터 남다른 친분을 쌓았다. 힘들고 외로울때, '뮤지컬이 정말 내 길이 맞나'하는 생각에 갈등할 때 모두 조정은의 곁에는 조승우가 있었다.
특히 힘들었던 영국 유학 시절에는 조승우가 있어 힘을 낼 수 있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조정은을 이해하지 못했다. 데뷔와 동시에 '떠오르는 샛별'로 주목받았던 그가 29세가 되던 2007년 '스핏파이어 그릴'을 마치자마자 선택한 영국 유학. 최고의 자리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만류도 많았고 우려와 걱정의 시선도 컸다. 더욱이 언어도 문화도 다른 유학생활은 정말 힘들었다.
조정은은 "영국 유학시절 조승우가 용돈을 많이 줬다. '힘들면 언제든 말하라'며 용돈을 주더라. 정말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다"며 웃었다. 이어 "갑자기 유학을 준비했던 것은 아니고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30세가 되기 전에 가보자고 결심한 것 뿐이다. 힘들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배운 것이 너무 많다. 또 유학을 다녀오자마자 이렇게 좋은 상을 받게돼 기쁘다"고 전했다.
"그 누구보다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라고 꼽을 정도로 조승우가 조정은에게 미친 영향은 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조언은 '겸손한 사람'이 되라는 것.
조정은은 "조승우는 항상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때로는 굉장히 냉철한 조언도 해줘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나는 네가 항상 겸손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은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상이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고, 내 자신이 교만해졌다고 느끼는 요즘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큰 상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보였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