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회)를 이끌었던 손민한 회장(전 롯데)이 물러난다. 선수협회는 12월 정기 총회에서 새 집행부를 뽑기로 결의했다.
손민한(전 롯데) 현 선수협회 회장을 비롯해 각 구단 고참 선수 및 선수협회 이사를 맡은 류현진(한화), 현재윤(삼성) 등 18명의 선수는 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선수협회 사무실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내달 총회에서 새 집행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선수들은 이날 업무상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는 협회 간부 A씨와 손민한 회장에 대한 거취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6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선수들은 A씨의 자발적 사퇴의사를 확인했다며 사실상 해임안을 가결했다. 선수들은 다음달 정기 총회에서 A씨의 해임안을 발의, 의결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일체의 이의를 달지 않기로 했다. 다만 업무 마비 상태를 막고자 A씨는 총회 전까지 현직을 유지하되 앞으로 새로운 업무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A씨는 지난 4월 온라인 게임 개발업체로부터 선수들의 초상권 독점 사용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25억원을 받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선수들은 또 도의적 책임을 물어 손 회장에 대한 해임도 이날 처리하려 했으나 임기(2년)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해 총회 때 새 회장을 뽑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손 회장은 이 같은 임시 의결 사항을 낭독한 뒤 "프로야구를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발전하는 선수협회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선수협회는 조만간 총회 날짜를 잡아 발표할 계획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