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신인 내야수 신본기가 양승호 감독과 부산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경남고를 거쳐 내년 초 동아대 졸업예정인 신본기는 지난 8월25일 열린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로부터 2순위 지명을 받은 기대주. 지난 7일부터 열린 롯데의 마무리 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그는 13일 열린 경남고와 부산고의 '부산야구 라이벌 빅매치'에서 경남고의 1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팬들에게 첫 인사를 했다.
사실 신인급 선수가 사직구장 마운드에 서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 하지만 신본기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대형사고를 쳤다. 경남고가 0-1로 뒤지던 3회 부산고를 대표해 나온 팀 선배 오수호의 공을 받아쳐 좌측펜스를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올렸기 때문이다. 경기장을 찾은 부산팬들은 신본기의 홈런 신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신본기는 양승호 감독이 고려대 감독에 재임 중일 때부터 눈여겨본 선수였다. 양 감독은 "국가대표팀을 이끌 때 지도를 했는데 수비가 굉장히 탄탄했다. 기본기가 좋아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벤트 경기지만 매서운 방망이 실력까지 보여줘 내년 시즌 롯데 내야의 한 축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올해 문규현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가운데 양종민이 백업으로 좋은 역할을 해줬다. 하지만 신본기가 지금같이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두 사람도 절대 방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경쟁을 펼쳐야하는 선배가 본 신본기는 어땠을까. 마무리 훈련에 한창이던 문규현은 "정말 나이스 배팅"이었다며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