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에게 레바논전은 부담을 덜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국은 11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 4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승점 10으로 B조 선두 자리를 지켰다. 2위는 쿠웨이트 원정에서 신승한 레바논(승점 7)이며, 쿠웨이트(승점 5)가 뒤를 따르고 있다. 한국에게 패한 UAE는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조 2위에 오를 수 없어 최종예선행에 실패했다. 한국이 레바논 원정에서 승리하면 내년 2월 치를 쿠웨이트와의 3차예선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조 1위로 최종예선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부상으로 원정에 합류하지 못한 기성용(22·셀틱)에 이어 주장 박주영(26·아스널)까지 경고 누적으로 레바논전에 출전할 수 없는 어려운 여건이다. 한국전에서 패한 뒤 3경기에서 2승1무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레바논이기에 방심은 금물이다. 국내서 가진 레바논과의 3차예선 1차전 당시 6대0 대승을 거뒀던 기억을 되살려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 붙여 승부를 가릴 필요가 있다.
현재 최종예선행을 확정지은 팀은 3팀이다. A조의 요르단과 C조의 일본, 우즈베키스탄이 주인공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1위 요르단 돌풍이 눈에 띈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 예선부터 아시아 무대를 기웃거린 요르단은 8차례 도전 끝에 처음으로 최종예선 출전 기회를 얻었다. 조 편성 운도 따랐다. A조에서 요르단보다 FIFA랭킹이 앞서는 팀은 중국(70위) 뿐이다. 이라크(91위) 싱가포르(139위) 등 수월한 팀을 만났다. 이들을 상대로 4연승을 거두면서 일찌감치 두 자릿수 승점을 따냈다. 두 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3위 중국이 승점 3 밖에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남은 두 경기서 모두 패하더라도 조 2위로 최종예선에 진출할 수 있는 상태다.
일본과 우즈벡은 나란히 승점 10을 기록하면서 3위 북한(승점 3)을 따돌렸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올랐던 북한은 타지키스탄에게만 승리를 거뒀을 뿐 일본과 우즈벡에게 연패하면서 영광 재현에 실패했다. 일본은 부담스런 평양 원정을 앞두고 최종예선행을 확정하면서 안도하는 눈치다.
나머지 조에서는 이라크와 호주, 이란, 카타르가 최종예선행에 가까운 상황이다. A조에서 승점 9로 2위를 달리고 있는 이라크는 15일 요르단과의 맞대결에서 비기기만 해도 최종예선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다. D조의 호주는 태국 원정에서 승리하면 최소 조 2위를 확보하게 돼 최종예선에 오를 수 있다. E조에서 승점 8로 나란히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란과 카타르는 15일 3차예선 5차전에서 승리하면 최종예선행이 조기 확정된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