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LG다.
LG는 유독 선수들이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나 SNS(소셜 네트워크)에 글을 자주 올린다. 표현의 자유가 있다. 선수들에게 뭐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구단 안팎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내용이 많은 게 문제다.
한두번이 아니다. 지난해 봉중근의 부인이 전임 박종훈 감독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글을 개인 홈페이지에 올렸고, 지금은 팀을 떠난 이형종이 또 박 감독에게 도발하는 내용의 글을 남겨 파문을 일으켰다. 올 시즌에 앞서 선수단은 자체적으로 규칙을 만들었다. 이유를 불문하고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선수에겐 1000만원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수 이범준은 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여러명의 투수들이 LG 유니폼을 입자 불만을 터트리는 글을 남겼다가 홍역을 치렀다.
7일 밤엔 좌완투수 서승화가 자신의 인터넷 미니홈피에 올려놓은 글 때문에 '자살 해프닝'을 겪었다. 서승화는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모든 일과 삶은 그만 내려놓겠습니다. 이제서야 떠나게 되었네여. 모든 분들께 죄송합니다'는 글을 올려 놓았다. 이 글을 본 팬들은 자살을 암시하는 것으로 판단해 트위터와 야구 게시판 등에 난리가 났다.
구단의 확인 결과 서승화는 현재 부모님의 집이 있는 대전에 머물며 잘 지내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직접 전화했는데 별 일 없다고 말하더라. 요즘 일도 잘 안 되고 해서 올린 글이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서승화는 최근 자유계약선수로 풀어달라는 뜻을 구단에 전했다. 구단은 오는 22일 열리는 2차 드래프트까지는 선수 신분 변경이 불가능해 방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기태 감독이 입을 열었다. 경남 진주에서 마무리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김 감독은 8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서)승화 이야기는 보고 받았다. 야구가 하기 싫다면 본인이 원하는대로 해주겠다"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도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김 감독은 "나도 카카오톡(스마트폰 무료 문자 서비스)을 한다.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강제로 선수들의 표현을 막을 수 있겠는가"라며 "대신 프로 선수는 프로답게 행동해야 한다.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게 만들겠다"고 답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