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움 증세로 국내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기성용(22·셀틱)의 건강상태와 대표팀 합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기성용은 6일 A대표팀이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아닌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어지럼증이 계속되자 서울의 한 병원에서 전신 MRI(자기공명영상)를 포함한 정밀 검진을 받았다. 기성용의 에이전트인 C2글로벌의 추연구 이사는 "셀틱구단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이라고 했지만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8일에도 1~2개의 검사를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의 검사로는 특별한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조만간 나올 종합적인 소견들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최소 8~9일까지 병원에 입원, 안정을 취할 예정이다.
뜻하지 않은 소식에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은 고민에 쌓였다. "이상이 없다면 합류시킨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지만 검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기성용이 공수조율은 물론 프리킥까지 전담하는 등 핵심 전력이기 때문에 대표팀 제외 여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대표팀에 합류가 불발된다면 최상의 전력으로 중동원정 2연전을 치르려 했던 조 감독의 시나리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더 이상 끌어서 좋을 것이 없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통과의 분수령이 될 중동 원정 2연전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만 빠른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성용에게 휴식을 부여해야한다는 말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성용의 컨디션을 봤을 때 대표팀 전력에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판단이다. 결국 기성용이 이번 중동 원정 2연전(11일 UAE전, 15일 레바논전)에 빠지는 것이 대표팀과 기성용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
기성용에게는 치료는 물론 휴식이 필요하다. 지난 3개월 동안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22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에 지쳤다. 약 4~5일 간격으로 경기를 소화했다. 또 한국과 스코틀랜드를 오가는 장시간 비행은 몸에 큰 부담이 됐다. 기성용의 부친 기영옥 광주시축구협회장이 기성용과 통화를 할때마다 몸 상태를 먼저 묻을 정도로 부상에 대한 경계는 일과가 됐을 정도다. 그러나 결국 탈이 났다. 체력과 면역력은 급속도로 떨어지더니 급기야 두통을 호소했다. 지난달 29일 하이버니언과의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경기를 치른 후였다. 4일 렌(프랑스)과의 유로파리그 조별예선 경기와 6일 마더웰과의 리그 경기에도 결장했다. 정상 소견이 나와 대표팀에 합류한다고 하더라도 경기에 나선다거나 익숙치 않은 환경에 노출될 경우 추가 부상을 할 가능성도 있다. A매치 기간동안 국내에서 치료와 휴식을 병행하는 것이 건강하게 한 시즌을 치르는데 더 중요할 수 있다.
대표팀으로서도 정상 컨디션이 아닌 기성용의 출전이 득이 될지 미지수다. 10일 가까이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근력과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다. 또 어지럼증 때문에 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결국 기성용의 합류 결정이 늦어지면서 전술훈련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대표팀으로서는 기성용이 없는 플랜 B로 조직력을 다지는 것이 대표팀 전력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조 감독의 빠른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