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라운드를 치렀다. 아직 손발이 맞지 않는 팀도 있고,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하는 팀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용병 농사. 용병 한명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 성적표가 달라지는 프로농구는 이번 시즌엔 1명의 용병만 뛸 수 있어 그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1라운드를 거치며 벌써 용병 교체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반대로 용병만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팀들이 있다.
시즌을 시작하기 전만 해도 2m22의 역대 최장신인 삼성의 피터 존 라모스나 리바운드왕 출신인 올루미데 오예데지(LG) 등이 주목을 받았지만 오예데지는 이미 퇴출이 확정됐고, 라모스도 퇴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SK의 알렉산더 존슨(2m8)과 오리온스의 크리스 윌리엄스(1m98)가 이번 시즌 최고의 용병으로 꼽히고 있다. 둘은 스타일이 다른 용병이다. 존슨은 파괴력있는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SK 중흥의 기초가 되고 있고 윌리엄스는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로서 여전한 모습을 보이며 비록 팀은 공동 9위에 그치고 있지만 도약의 가능성을 얘기하고 있다.
존슨은 평균 28.9득점으로 득점 1위를 달리고, 리바운드에서도 14.3개로 LG의 오예데지(15.1개)에 이어 리바운드 2위에 올라 있다.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한 포스트 플레이가 장점으로 구단이 용병에게 요구하는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발군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것. 존슨이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주니 김민수에게도 덩달아 기회가 오고, 김선형은 빠르게 코트를 휘젓고 다닐 수 있게 됐다.
윌리엄스는 지난 2005∼2007년 2시즌을 뛰며 모비스를 2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2006∼2007시즌엔 챔피언결정전까지 통합우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5년만에 다시 돌아왔지만 예전의 활약을 펼칠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있었던 것이 사실. 용병치고는 작은 키가 항상 걸림돌로 지적됐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여전한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폭발적인 득점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시야가 넓어 어시스트와 스틸, 리바운드에도 강하다. 이번 시즌도 득점 2위(25.7점), 어시스트 3위(5.4개), 스틸 1위(2.5개)를 달리고 있고, 리바운드도 경기당 8.6개(11위)를 잡아내고 있다. 트리플 더블도 한차례 작성해 통산 7번의 트리플더블을 기록 중.
상대팀의 분석이 이젠 어느 정도 끝났다. 최고 용병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