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12 프로농구 1라운드가 종료된 뒤 7일 현재 팀당 10~11경기를 치렀다. 순위권 판도를 보면 대략적으로 '1강 4중 5약'으로 요약된다. 1라운드 전승을 노리던 동부는 10승1패로 단독 1위를 질주중이다. 2위 전자랜드와의 승차는 2.5게임차. 2위부터 5위 KCC까지는 1.5게임차 혼전이다. 승률 5할을 달성하지 못한 팀은 5팀이다.
중위권에서는 KCC가 주춤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7일 현재 6승5패로 간신히 5할 승률을 넘겼다. 조직력과 수비력이 좋은 팀만 만나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하승진이 어깨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남은 득점원인 전태풍에게 수비가 집중되면서 공격 활로가 막힌 모습이다. 향후 전망 또한 밝지 못하다.
공동 3위 인삼공사의 돌풍은 무서울 정도다. 과연 지난해 16승38패로 9위에 그친 팀이 맞나 싶다. 하승진에게도 밀리지 않은 '슈퍼 루키' 오세근은 물론, 군입대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김태술, 확실한 득점력을 갖춘 용병 로드니 화이트 등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수비 조직력을 좀더 가다듬을 필요성이 있지만, 넘치는 파이팅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서장훈을 잃고 고전할 것으로 보였던 전자랜드는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선전하고 있다. 동부에 이어 2.5게임차 단독 2위. 용병 잭슨 브로만은 골밑에서 무게중심을 단단하게 잡아주고 있다. 팀에 안정감이 넘친다.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지 않았던 KT는 금세 제 모습을 찾았다. 전창진 감독은 용병 찰스 로드에게 퇴출의 칼날을 빼든 뒤 그의 분전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마다 로드가 팀플레이를 해치거나 수비력에 문제를 보이면서 퇴출 딜레마는 계속되고 있다.
LG는 김 진 감독과 서장훈을 영입하며 의욕적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최악이다. 7일 현재 5연패에 빠지며 8위까지 추락했다. 가장 큰 문제는 눈에 띄게 떨어진 스피드다. 서장훈의 기량 저하도 심각하다. 수비력이 좋았던 대체 용병 오예데지마저 불만족스러운 공격력으로 퇴출의 칼날을 맞았다. 지난 시즌 득점왕 출신 찰스 헤인즈를 마지막 용병으로 영입하며 팀에 스피드를 불어넣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문태영 서장훈 헤인즈 간 교통정리가 필수다.
삼성 역시 조직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하위권 탈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오리온스와 함께 최하위로 처졌다.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인 최장신 용병 피터 존 라모스는 물론, 이정석과 김동욱의 부상 공백도 결정적 악재다. 또한 슈터 부재와 잦은 턴오버는 시즌 내내 삼성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선수 위주로 선수단을 개편한 모비스는 객관적 전력에서 한계에 부딪혔다. 용병 말콤 토마스를 뒷받침할 파워포워드가 마땅치 않아 장신팀만 만나면 고전을 면치 못한다. 지난해 꼴찌 오리온스는 역대 최고 용병 중 하나로 평가받는 크리스 윌리엄스를 영입했지만, 그를 뒷받침해줄 서포터가 없다. 또한 윌리엄스가 단신이기에 높이가 있는 팀에 고전할 수 밖에 없다. 가드진의 경험 부족, 이동준 최진수의 기대 이하의 경기력도 아쉽다. 그래도 지난해와 달리 경기 막판까지 근성을 발휘나는 모습은 유일한 희망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