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어난 명문혈통의 경주마가 처음으로 해외 수출 길에 오른다. 한국마사회는 7일 최초로 국산 경주마 3두를 말레이시아로 수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출되는 3두의 경주마들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씨수말인 '비카, '커맨더블, '엑스플로잇'의 자마들이다. 경주마 생산의 불모지 한국이 국산마 생산에 착수한 지 20년 만에 이룬 쾌거다.
이번 경주마의 해외수출은 말 산업 육성법 제정에 발맞춰 국내 말산업의 수요를 견인하고 한정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수출을 통해 외화 획득으로 국민 경제에 기여함은 물론, 경마산업의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하는데 의미가 크다.
한국마사회 최인용 말산업진흥처장은 "그동안 세계 경주마 시장은 호주와 미국 등 몇몇 나라에서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한국 경주마의 첫 수출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확실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2020년까지 연간 50두 규모의 수출을 목표로 중국, 필리핀, 마카오 등을 대상으로 현지 시장조사, 해외 바이어 초청 등을 통해 경주마 수출을 추가로 따내겠다"고 말했다.
사실 경주마의 부가가치는 천문학적이다. 2008년 기준으로 한우 비육우의 평균 거래가격이 534만원이지만, 국산 경주마의 평균가격은 3330만원이었다.
이런 탓에 소나 돼지 생산농가는 점차 감소추세이나, 말은 2000년 520개 농가에서 2008년 1,528개 농가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완전경쟁 체제로 운영되는 해외 선진국에서도 씨수말의 정액 한 방울은 다이아몬드 1캐럿과 맞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우수한 혈통의 경주마는 경주능력이 검증되지 않아도 100만 달러 넘게 팔리는 경우가 있다.
한국마사회는 국산마 교배 지원을 위해 매년 세계 최고 수준의 씨수말을 도입해 보유하고 있다. 2006년 메니피(37억원)와 비카(21억원)를 도입한데 이어 2007년 포레스트 캠프(37억원)와 피코센트럴(20억원), 지난해에는 오피서(35억)를 도입했다. 또 우수 씨수말을 통한 생산목장 교배 지원과 생산목장 생산마 조기 매입 육성, 경주마 생산목장 기술지도 지원을 통해 국내 마필생산 활성화를 지원해 오고 있다.
최인용 말산업진흥처장은 "국내 말산업의 현황에 비해 이번 수출규모가 매우 작지만 최대의 말 소비국으로 부상할 중국 시장의 선점을 위해서는 조기 해외시장 공략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경주마가 수송차량에서 내려 수송용 우리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