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경기 후 인삼공사 라커룸의 문은 오랫동안 열리지 않았다. 문을 열고 나온 이상범 감독의 얼굴은 마치 패장처럼 일그러져 있었다. 인터뷰실에 들어선 이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준 것은 너무 고맙다. 하지만 마지막에 집중력을 잃는 모습에 너무 화가 났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인삼공사가 강호 KT를 꺾고 2라운드 첫 승을 거뒀다. 인삼공사는 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T와의 홈경기에서 부상투혼을 보인 김태술(11득점)과 최고참 김성철(9득점) 등을 앞세워 65대62 승리를 거뒀다. KT전 13연패의 악몽을 끊는 값진 승리였다. 이로써 인삼공사는 7승4패를 기록, KT와 동률을 이루며 상위권 싸움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3쿼터가 끝난 순간 양팀의 스코어는 49-40 인삼공사의 리드. 하지만 집중력을 잃은 인삼공사는 종료 5분여를 남기고 KT 찰스 로드(24득점)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 51-53으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정현(13득점)과 김태술의 천금같은 3점포가 터지며 경기를 앞서나갔다. 문제는 64-59로 앞서던 종료 18초 전. KT 박상오(13득점)에게 기습적인 3점슛을 허용해 64-62 2점차로 쫓긴 인삼공사는 로드니 화이트(17득점)가 상대의 반칙작전으로 얻은 자유투를 1개 밖에 성공시키지 못해 3점차 불안한 리드를 이어갔다. 마지막 KT의 공격. 인삼공사는 또다시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내며 박성운(2득점)에게 와이드 오픈 찬스를 내줬지만 박성운의 슛이 빛나가며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KT는 59-62로 추격을 하던 종료 40여초 전 조성민, 박성운이 회심의 3점슛을 던졌지만 모두 림을 벗어났고 마지막 박성운이 또 한 차례 찬스에서 슛을 성공시키지 못하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운이 좋아서 이겼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전주에서는 홈팀 KCC가 20득점 6어시스트를 기록한 전태풍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을 88대74로 꺾었다.
안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