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반드시 잡는다."
두산이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용병 투수 더스틴 니퍼트와의 재계약을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다. 김태룡 단장이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니퍼트를 만나기로 했다. 김 단장은 오는 7일 운영팀 이창규 과장과 함께 니퍼트가 살고 있는 미국 오하이오주로 건너간다.
지난해 히메네스를 일본 라쿠텐 이글스에 빼앗긴 쓰라린 경험이 있는 두산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니퍼트만큼은 반드시 잡는다는 방침이다. 이미 니퍼트와의 재계약에 관한 계획을 그룹에 보고한 상황이다.
김 단장은 2일 "니퍼트와 직접 만나 우리의 입장을 전하고 그의 생각을 들어보려 한다. 물론 재계약 조건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할 것"이라며 "조건도 조건이지만,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그를 진정으로 필요로 한다는 뜻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니퍼트는 올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5승6패, 방어율 2.55를 기록했다. 지난해 에이스였던 히메네스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키 2m3의 장신에서 내리꽂는 150㎞대 직구가 위력적이며, 변화구도 다양하고 바깥쪽 승부가 뛰어나다.
이미 니퍼트는 올시즌 중 일본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다. 두산도 일본과 메이저리그 구단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니퍼트는 아직 자신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드러낸 적이 없다. 다만 올시즌 도중 지진과 방사능 위험이 있는 일본은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바는 있다.
김 단장은 "메이저리그 쪽에서는 니퍼트를 쓴다 해도 중간계투 정도다. 선발이 꿈인 그가 중간계투로 뛰려고 메이저리그를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잘 알려진대로 일본은 지진과 방사능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요미우리와 소프트뱅크가 니퍼트를 영입 대상 리스트에 올려놓은 상황이다.
결국 관건은 두산이 니퍼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느냐이다. 니퍼트가 한국과 한국야구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해도 재계약 성사의 결정적인 카드는 결국 '금전'일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두산 김승영 사장은 "작년 히메네스보다는 훨씬 좋은 조건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시즌 우승 목표를 세운 두산이 이번 스토브리그의 가장 큰 현안인 니퍼트 재계약을 성사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