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011시즌 정상에 섰다. 지난 31일 막을 내린 한국시리즈에서 SK를 4승1패로 눌렀다. 작년의 설욕이었다.
여기서 5차전까지 MVP를 살펴보자. 1차전 차우찬, 2차전은 배영섭이다. 4차전은 신명철, 5차전에서는 강봉규가 차지했다.
이 이름들의 공통점이 있다. 주연급이 아닌 조연급 들이다. '큰 경기서는 예상밖의 인물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조연 시리즈라고 부를만 했다.
1차전의 차우찬은 사실 류중일 감독의 작품이었다. 그날 선발로는 매티스를 냈다. 하지만 차우찬 등판시기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었다. 구위가 믿음직스러웠다. 5회에 호출했다.
믿음만큼 공의 위력은 대단했다. 타석에 선 SK 정근우가 깜짝 놀랄 정도였다. 1차전을 지켜본 심판들도 "올해들어 최고였다"고 극찬했다. 결국 3이닝 5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5차전에서는 선발로 등판,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마운드의 '주연' 오승환에 버금가는 '조연' 차우찬의 활약이었다.
2차전 배영섭은 정말 의외의 인물이었다. 필요했던 딱 한방, 그 주인공이었다. 6회 2사 만루에서 터뜨린 2타점 적시타, 결승타였다. 중심타선인 최형우 채태인 박석민이 못한 일이었다.
4차전의 신명철은 정말 '숨은 주연'이다. 1차전에서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이어 4차전에서는 2-1로 앞선 4회 쐐기 2점홈런을 터뜨렸다. 한국시리즈 5경기서 총 4타점. 타율은 2할이지만, 최다타점의 주인공이다.
5차전의 강봉규는 그야말로 한방의 사나이였다. 4회 터뜨린 홈런 한방, 그것으로 모든 게 결판났다. 1대0 승부, 그 '1'의 주인공이었다.
전체 MVP는 오승환이 차지했다. 하지만 이들 조연이 없었다면, 삼성의 우승도 어떻게 될 지 몰랐을 것이다.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