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의 '투수 4관왕', MVP로 부족함이 없다.
삼성이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면서 2011 한국프로야구는 모든 일정을 깔끔하게 마쳤다. 이제 남은 최대 관심사는 정규시즌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선수에게 주는 MVP로 누구를 선정하느냐다. KIA 에이스 윤석민을 필두로 삼성 4번타자 최형우와 마무리 투수 오승환, 그리고 롯데 4번타자 이대호 등이 MVP 후보군에 있다.
그러나 이들 후보군 가운데 의심의 여지없이 MVP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바로 윤석민이다. 최우수선수(MVP)라는 상의 본질은 한 시즌 동안 가장 인상적인 활약과 뚜렷한 기록을 세운 인물에게 주는 것이다. 즉, 성적 그 자체가 바로 수상 기준의 핵심요소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윤석민을 능가할 선수가 없다.
윤석민은 올해 27경기에 등판해 17승5패1세이브, 방어율 2.45를 기록했다. 삼진은 무려 178개를 잡아냈고, 승률도 7할7푼3리나 됐다. 이러면서 윤석민은 다승과 방어율 탈삼진 승률 등 투수 4개 부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야말로 투수 부문에 있어서는 '독보적'이었다. 일반적으로 투수든 타자든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두 개 부문이상에서 1위에 오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윤석민은 무려 4개 부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투수 4개부문 석권은 KIA 선동열 감독이 현역 시절이던 91년에 KIA 전신이었던 해태에서 기록한 뒤로 20년 간이나 나오지 못했다. 그만큼 극도로 달성하기 어려운 타이틀이라는 증거다. 그런데 윤석민을 이걸 해냈다.
구위나 위력에서 다른 투수들과는 차원이 달랐다는 뜻이다. 게다가 윤석민은 혼자서만 잘 한것도 아니었다. 소속팀 KIA가 주전선수들의 연쇄부상을 딛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던 배경에는 '에이스' 윤석민의 호투가 있었다. 더구나 윤석민은 SK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완투승을 거두는 등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했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윤석민이야말로 정규시즌 MVP에 가장 합당한 투수다. MVP는 윤석민이 받아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