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부터 경남 진주에서 시작하는 LG의 마무리 훈련 명단이 공개됐다.
이번 명단에 어떤 선수의 이름이 있을까 궁금했다. 지난해까지 LG는 마무리 훈련 참가자를 코칭스태프가 결정했다. 하지만 올해는 자율에 맡겼다.
새 사령탑에 오른 김기태 감독(42)은 지난 21일 선수단과의 첫 미팅때 "마무리 훈련은 원하는 사람만 데려가겠다. 진주 캠프는 훈련 강도가 강할 것이다. 극기에 도전해 보고 싶은 사람은 이름을 올리기 바란다"며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이어 김 감독은 "쉬고 싶은 사람은 쉬어도 좋다. 구리에서도 훈련을 진행한다. 부상, 재활 선수들은 구리에서 훈련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젊은 감독답게 선수들의 입장에서 취한 배려였다.
첫 미팅 이후 진주 캠프에 참가할 선수를 모집하는 명단은 구리구장 라커룸에 걸렸다. 김 감독은 사흘 뒤 이 명단을 보고 깜짝 놀랐다. 최고참 이병규를 비롯해 박용택, 정성훈 등 고참 선수들의 이름이 모두 명단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종 명단엔 고참들의 이름이 모두 빠졌다. 주로 젊은 선수들 위주로 명단이 구성됐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첫 상견례때 말했지만 진주 캠프는 훈련 강도를 높일 생각이다. 경기력 향상이 필요한 선수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뛴 고참 선수들에겐 무리한 훈련 강도다. 그래서 고참들 본인들은 원했지만 내가 뺐다"며 "고참들은 지금 훈련보다는 재활과 보강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도 현역 생활을 오래까지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이들은 온천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병규,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 손인호, 이대형, 박현준, 김광삼, 심광호 등 시즌중에 잔부상에 시달렸던 고참급 선수 9명은 지난 31일 백암온천에서 등산과 온천으로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3일 서울로 돌아온 뒤 구리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백암에 머물고 있는 이병규는 "주전급들이 진주 캠프에 빠진 게 아니다. 원래 모두가 자원을 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고참들을 배려해서 온천 훈련을 잡아주셨다"며 "내년 시즌엔 정말 달라진 LG를 보여주기 위해 선수들 모두가 강한 정신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