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4년 만에 '30골 득점왕' 탄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 시즌 흐름을 보면 알 수 있다. 2011~2012시즌 EPL 99경기가 치러진 1일(한국시각) 현재 총 295골이 터졌다. 경기당 평균 2.97골이 나온 셈이다. 맨유-아스널전(8대2 맨유승), 맨시티-맨유전(6대1 맨시티승), 아스널-첼시전(5대3 아스널 승) 등 다득점 경기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3.01골이 터진 것과 같은 다득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득점왕 판도도 초반부터 불이 붙은 모양새다. 로빈 판 페르시(아스널)가 10골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에딘 제코(이상 맨시티), 웨인 루니(맨유)가 각각 9골로 공동 2위다. 판 페르시의 경우 경기당 평균 1골을 터뜨린 셈이고, 나머지 3명의 선수도 비슷한 흐름이다.
이들의 고감도 킬러 본능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다면 2007~2008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현 레알 마드리드·당시 31골로 득점왕) 이후 나오지 않았던 '30골 이상 득점왕' 탄생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남은 28차례 경기에서 20골을 터뜨려야 하는데, 현재와 같은 흐름이라면 달성이 가능하다. 2001~2011년까지 10년 간 EPL에서 30골 이상을 넣고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는 티에리 앙리(현 뉴욕 레드불·2003~2004시즌 30골)와 호날두 뿐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20골 후반대에서 득점 기록이 멈췄다. 디디에 드록바(첼시)가 2009~2010시즌 29골을 터뜨렸으나, 끝내 1골을 더 추가하지 못해 30골 고지 달성에 실패했다.
물론 30골 고지로 가는 일은 쉽지 않다. EPL 뿐만 아니라 유럽챔피언스리그, FA컵, 칼링컵 등 수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일정상 언제 부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한 번 흐름이 끊기면 회복이 힘든 득점 레이스인 만큼 이들의 30골 달성을 낙관할 수는 없다. 그러나 판 페르시의 경우 최근 몇 시즌에 비해 놀라울 만큼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고, 아구에로와 제코, 루니는 탄탄한 팀 전력이 뒷받침하고 있어 기록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쉽게 접기 힘들다. 공격 축구가 득세하고 있는 현재 리그 분위기도 30골 득점왕 탄생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