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진 호랑이군단, 지금은 담금질을 할 때다.
KIA가 2일부터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로 마무리훈련을 떠난다. 여러모로 특이점이 많은 캠프라고 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레전드 출신 신임 선동열 감독의 지휘아래 새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을 이끈다. 캠프 합류 선수단도 역대 최대규모(53명)의 메머드급이다. 더불어 선동열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 투수들에게 '3000구 투구'를 지시하는 등 엄청난 훈련 스케줄도 계획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마무리캠프를 진행하는 타구단에 비하면 엄청난 '강행군'이 아닐 수 없다. 선 감독이 부임 첫 프로젝트부터 이처럼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수단 장악을 위한 강력 카리스마 발동
이번 마무리캠프의 최대목적을 생각해보면 선동열 감독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선 감독은 "아직 모르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이들을 지켜보며 기량을 파악하겠다"고 구단에 캠프 참가인원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결국 '선수 파악'이 최대목적이다. 다시말해 새롭게 부임해 아직은 낯설기만 한 KIA 선수들의 성향과 기량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감독으로서 선수단을 일관성있게 휘어잡기 위한 것이 선 감독의 의도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선 감독은 2진급은 물론, 1군 주전 멤버들까지 전부 캠프에 합류시켰다. 지난 2007년을 마지막으로 해외 마무리 캠프에는 참가하지 않았던 현역 최고령 선수 이종범도 예외가 아니었다. 캠프지에서 약 한 달간 동고동락하며 선수들의 진면목을 알아가다보면 자연스럽게 팀을 어떻게 이끌어갈 지 해법이 나오게 된다. 어쩌면 선 감독의 이런 생각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순리적이다.
KIA 선수단은 8개 구단 중 개성이 강한 편에 속한다. 때문에 초반부터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면서 자신의 의도와 팀 운영방침을 선수단에게 깊숙히 각인시키기 위해서 대규모 선수단을 합류시켰다고 볼 수 있다.
▶부임 1년차부터 성적으로 승부한다
선동열 감독과 이순철 수석코치는 이번 캠프에서 많은 훈련을 예고하고 있다. 이 과정에 나온 것이 '캠프 기간 내 3000 투구'다. 선 감독이 삼성에서 선수들을 가르치던 시절 삼성 투수들에게 많이 시켰던 훈련 메뉴얼이다. 이순철 수석코치도 1일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지금까지의 마무리캠프와는 조금 다를 것이다. 선수들도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하나부터 열까지 정성들여 훈련하도록 할 것이다. 미팅도 많이 잡았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 못지 않은 강훈이 예고된 이유도 조금만 생각해보면 명확히 나온다.
바로 내년 시즌 성적에 대한 목적의식 때문이다. 선 감독은 삼성 재임기간 6년 동안(2005~2010) 한국시리즈 우승 2회와 5번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궈낸 대표적인 명장이다. 성적에 관해서라면 '엘리트'에 속한다. 때문에 자신이 지휘봉을 잡은 KIA가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목표치도 명확하다. 올해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기 때문에 최소 4강 이상이다. 더군다나 올해 한국시리즈에 맞붙은 삼성과 SK의 사령탑은 다 초보 감독이었다. 때문에 내년 시즌 선 감독은 '4강 그 이상'을 바라보며 이번 마무리캠프부터 선수들을 혹독하게 조련하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