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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최우수 신인상 배영섭 대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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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섭 말고 또 있겠습니까?"

삼성 류중일 감독은 한국시리즈 5차전을 시작하기 전 "올시즌 최우수 신인선수상은 배영섭의 몫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스승으로서 제자를 추천하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5차전 승리로 삼성의 우승이 확정되자 류 감독의 주장은 더욱 힘을 얻었다. 잠실구장에 모인 웬만한 야구인들은 삼성 중견수 배영섭을 신인선수상감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이튿날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올시즌 최우수 신인선수 후보로 배영섭과 임찬규(LG 투수) 등 2명을 선정해 발표하자 '배영섭 대세론'은 더욱 굳어졌다.

"정규시즌만 두고 보면 애매하겠지만 한국시리즈에서까지 활약한 점을 감안하면 배영섭이 유리할 것"이라는 류 감독의 분석대로 한국시리즈의 메리트가 크게 작용했다.

배영섭은 팀의 정규시즌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반면 임찬규는 소속 팀이 시즌 내내 우여곡절을 겪다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게 약점이 됐다.

정규시즌에서는 사실 두 신인의 기록을 두고 볼 때 자웅을 가리기 힘들다. 배영섭은 정규시즌에서 부상 때문에 1개월 남짓 공백을 겪었다.

이로 인해 99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총 384타석으로 규정타석(412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도 배영섭은 타율 2할9푼4리로 꿈의 3할대에 육박했다.

340타수에서 100안타를 치는 동안 선두타자답게 득점과 타점을 각각 51개, 24개나 올렸다.

임찬규는 비록 팀 성적이 시원치 않았지만 65경기에 출전하며 9승6패7세이브, 방어율 4.46을 기록했다. 65경기 출전 중 선발로 나선 게 두 차례 밖에 안되는 가운데서도 9승 모두 구원으로 챙겼다.

신인답지 않게 두둑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 결정적으로 대세를 갈랐다. 배영섭은 SK와의 한국시리즈 5경기에 모두 주전 중견수로 출전해 15타수 3안타(타율 2할), 3타점을 기록했다.

타율로 보면 저조한 것 같지만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숨은 공신이었다. 배영섭은 2차전에서 2타점 적시타로 2대1 승리의 선봉에 서며 2차전 MVP(최우수선수)의 영광을 누렸다.

게다가 배영섭은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볼 2개로 3할6푼8리의 높은 출루율을 보였고 성공률 100%의 도루도 2번이나 성공했다.

신인에게 중압감이 큰 한국시리즈에서 수비 실책은 1개도 없었으니 톱타자는 물론 똘똘한 야수로서 제역할은 다한 것이다.

삼성 구단이 "신인선수상 후보로 배영섭 말고 또 있겠느냐"고 자신있게 외치는 이유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