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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국내 복귀 중대 기로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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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 '뜨거운 감자' 박찬호(38)가 중대 기로에 선다.

박찬호가 오릭스에서 퇴단한 뒤 국내 복귀를 타진중인 가운데 그의 거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험무대가 마련되는 것이다.

시험무대는 3일 오전 열리는 KBO(한국야구위원회) 실행위원회다. 그동안 논란으로만 불거져 왔던 박찬호의 복귀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하는 최초의 자리가 될 전망이다.

8개 구단 단장들이 참가하는 실행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2012시즌 퓨처스리그 일정문제, 1군리그 주말경기 시간 조절안, 2012년 아시아시리즈 한국 개최 예산 배분안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눈다.

이들 공식 안건과 별도로 이른바 '박찬호 특별법'에 대한 논의가 벌어질 전망이다. 한화 측이 각 구단 단장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박찬호 특별법'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화 노재덕 단장은 "이제 2011시즌 모든 일정이 끝났고, 국내 복귀를 선언한 박찬호의 거취 문제에 대해 야구계가 진지하게 토론할 시기가 됐다"면서 "다른 구단들이 한화의 입장을 검토해 주도록 간곡하게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박찬호 복귀에 대한 한화의 입장은 그동안 알려진 대로 명확하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2007년에 시행했던 해외 진출선수 특별지명권을 허락해 달라는 것이다.

현행 KBO 야구규약에 따르면 박찬호는 '1999년 1월 이전에 해외로 진출한 선수는 연고구단에 입단할 수 있다. 그러려면 당해 신인 드래프트 2주일 전까지 KBO에 입단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해당 선수를 데려오는 구단은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조항에 따라 신인 선수로 다시 출발해야 한다. 이럴 경우 박찬호는 내년 한시즌을 통째로 쉬어야 하고, 한화는 1라운드 지명권을 담보로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한화는 2007년 해외파 선수들의 국내 복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여론에 따라 최희섭 송승준 이승학 채태인 류제국 추신수 김병현 등 7명에게 적용했던 특별지명권을 박찬호에게도 허락해달라는 입장이다. 특별지명권이 적용되면 신인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시즌에 참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노 단장은 "2007년 당시 7명의 해외파를 지명할 때 박찬호가 지명 대상 리스트에서 제외된 바람에 한화 구단만 특별지명권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면서 "이제 박찬호가 돌아오기로 했으니 그 때 얻지 못한 지명권을 부활시켜달라는 것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한화가 실행위원회에서 강조할 대목은 한국야구의 발전이다. 나이와 기량 등 객관적으로 볼 때 박찬호가 내년 시즌에 곧바로 뛴다 하더라도 즉시 전력 증대용으로 활용하기 힘들다는 사실은 한화도 잘안다.

다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국위선양에 도움을 준 스타 플레이어가 연고 구단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할 수 있는 길을 터 주자는 것이다. 더구나 김태균 이승엽이 복귀하는 마당에 박찬호까지 가세하면 국내 프로야구의 흥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한화의 주장이다.

"있는 자가 더 갖겠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한화는 줄곧 하위권이지 않았느냐"는 노 단장은 "어차피 구단간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KBO가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란다"며 KBO가 중재에 나서줄 것을 간접적으로 요청했다.

이번 실행위원회에서 '박찬호 특별법'의 향방은 어떻게 가닥을 잡게 될까 관심이 모아진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