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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한국시리즈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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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한국시리즈가 삼성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한국시리즈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야구인들은 삼성의 상대로 "롯데나 KIA가 올라왔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삼성과 색깔이 비슷한 SK보다는 공격력이 강한 팀이 한국시리즈 파트너였다면 좀더 '다이내믹한' 경기가 됐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들이었다.

분명한 것은 이번 삼성-SK의 한국시리즈를 통해 역시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믿음이 더욱 확고해졌다는 점이다. 5경기에서 기록된 득점은 총 21점으로 게임당 평균 4.20득점에 지나지 않았다. 게임당 득점이 역대 한국시리즈 가운데 최소 기록이었다. 종전 최소 기록인 2008년 SK-두산전의 5.20득점보다 1득점이나 적었다.

문제는 마운드가 강한 팀이 성적이 좋다는 일반적인 시각이 구단마다 과도한 집착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전체 방어율을 보면 '투수 놀음' 현상이 가속화된게 사실이다. 8개팀 전체 방어율은 2009년 4.80에서 2010년 4.58로 떨어졌고, 올시즌에는 4.14로 꾸준히 하강 곡선을 그렸다. 즉 투수들의 수준이 타자들을 압도해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투수전 양상은 2011년 한국과 일본의 공통된 트렌드였다. 올시즌 일본 프로야구 12개팀의 방어율을 보면 요코하마가 3.80으로 12개팀중 최하위였고, 2점대 방어율 팀이 6개나 됐다.

새로운 사령탑으로 내년 시즌을 맞는 KIA, 두산, LG, SK 등도 마운드 강화를 현안중 우선 순위로 꼽고 있는 실정이다. 두산 김진욱 신임감독은 "마운드를 안정시키는게 급선무"라고 했고, KIA 선동열 감독 역시 "투수진을 대대적으로 손보겠다"고 선언했다. 마운드를 더욱 튼튼히 만들어 내년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투수 중심의 야구가 더욱 뿌리깊어질 것이란 측면의 반대편에는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이 존재한다. 세대교체, 선수단내 구성원간의 의사 소통, 효율적 투자의 중요성이 이번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통해 더욱 뚜렷해졌다. 삼성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내부 자원을 키웠고, 그 결과 투타에 걸쳐 유망주들이 간판선수로 성장했다. 또 류중일 감독 부임 이후 선수단내 상하 쌍방향 의견 교환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며, FA 시장을 무조건적으로 공략했던 삼성의 투자 방식이 내부 자원 활용으로 바뀌면서 효율성이 극대화된 것 또한 사실이다.

이번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내년 시즌 각팀의 구단 운영 방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