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더 이상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미국의 유명 과자 회사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미국 여성의 49%가 온라인 비디오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또 독일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독일 게이머의 10명 중 4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런 트렌드는 해외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온라인 게임이 주를 이루는 한국에선 아직 여성 게이머의 비율이 30% 정도에 머물고 있지만,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장르의 게임에선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여성 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이제 게임속에서 강인한 여성 캐릭터의 등장은 흔한 일이 됐다.
X박스360용의 블록버스터 타이틀로 지난달 출시된 '기어스 오브 워 3'의 경우 1~2편과는 달리 여성 캐릭터인 '앤야'가 등장한다. 이 게임 시리즈는 세라 행성의 인류와 땅속에서 기어 나온 로커스트 세력과의 전쟁을 다루고 있는 3인칭 슈팅(TPS) 게임인데, 개발사인 에픽게임스가 여성 캐릭터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여성 유저를 끌어들이기 위해 이같은 시도를 했다고 한다.
AOS 장르의 게임인 네오플의 '사이퍼즈'에서도 최근 신규 여성 캐릭터인 '미쉘 모나헌'이 추가됐다. 염력을 이용해 바위나 의자와 같은 사물로 상대편을 공격하는 캐릭터로, 튀는 의상과 거친 헤어스타일이 특징이다.
북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조만간 국내에서도 서비스가 시작되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도 한국의 전설적인 캐릭터로 '구미호'가 등장할 예정.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의 오진호 지사장은 "한국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여러개 제시됐지만, 한국의 '한'을 지닌 구미호로 최종 낙점했다"고 말했다.
CJ E&M 넷마블의 댄스게임 '엠스타'는 아예 초기부터 여성 게이머 잡기에 나섰다. 8등신 남녀 캐릭터를 만들어 다양한 댄스를 추면서 커플 속옷 등 다양한 아이템과 함께 유저들간의 가상 연애 기능까지 도입, 여성 이용자의 비율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