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는 '명품 수비 시리즈'다. 팽팽한 투수전과 더불어 양팀 선수들의 빈틈없는 수비가 눈길을 모은다.
4차전까지 진행되는 과정에서 호수비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깔끔한 수비가 빠른 경기 진행으로 이어졌다. 4경기서 삼성과 SK는 각각 3개, 2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그러나 총 5개의 실책중 실점으로 연결된 플레이는 한 개도 없었다. 즉 삼성이 기록한 7실점, SK가 내준 13실점 가운데 투수의 비자책점은 단 1점도 없었다. 그만큼 수비 실책이 경기 내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뜻이다.
반면 호수비는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개의 '크루즈 미사일' 송구가 인상적이었다. 지난 26일 대구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삼성이 2-1로 앞선 8회초 수비에서 중견수 이영욱이 최동수의 안타를 잡은 뒤 2루주자 최 정의 홈쇄도를 막았다. 이영욱의 송구는 빨랫줄처럼 날아와 원바운드된 후 홈플레이트 왼쪽 50㎝ 지점에 위치해 있던 포수 진갑용의 미트에 정확히 꽂혔다. 이영욱의 외야보살로 삼성은 1점차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28일 인천서 열린 3차전에서는 SK가 좌익수 박재상의 정확한 홈송구로 위기를 벗어났다. 0-0이던 4회초 진갑용의 좌전안타를 잡은 박재상은 총알같은 송구로 홈으로 뛰어들던 2루주자 강봉규를 잡아냈다. 삼성의 선취점을 막은 SK는 이어진 4회말 1점을 먼저 내며 결국 2대1로 승리했다. 4차전서는 삼성이 5-4로 앞선 4회초 수비서 3루수 조동찬의 호수비 2개가 추가 실점을 막았다. 조동찬은 무사 1,3루서 안치용의 땅볼을 잡은 뒤 홈으로 뛰어들던 3루주자 최 정을 협살로 잡아냈고, 계속된 1사 1,2루서는 최동수의 강습 타구를 막은 뒤 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더블플레이로 연결시켰다.
정규시즌서 SK는 68개, 삼성은 75개의 실책으로 KIA(67개) 다음으로 실책수가 적었다. 워낙 수비가 좋은 팀들로 한국시리즈서는 수비수들이 더욱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