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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눈앞둔 삼성, 역대 최강 마운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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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을 남겨 놓았다. 삼성은 막강한 마운드를 앞세워 4차전까지 SK에 3승1패로 앞서며 2006년 이후 5년만의 우승을 눈앞에 뒀다. 오로지 마운드의 힘 덕분이다. 특히 오승환으로 대표되는 불펜진은 역대 최강이란 평가를 받으며 소름돋을 정도로 완벽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82년 프로 출범 이후 최고의 '투수 왕국'으로 불렸던 팀은 93년 해태와 2000년 현대다. 현재의 삼성 마운드가 이 두 팀과 비교해도 최고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을까.

▶원조 마운드 왕국, 1993년 해태

93년 해태는 81승42패3무로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오른 뒤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성을 4승1무2패로 꺾고 정상을 차지했다. 해태의 통산 7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었다. 타자들의 면면도 화려했지만, 당시 우승의 주역은 선동열이 이끈 투수진이었다. 그해 해태는 10승 투수를 6명이나 배출했다. 17승으로 다승 1위에 오른 조계현을 비롯해 송유석(11승) 김정수 이강철 이대진(이상 10승) 등 선발 5명이 모두 10승 이상을 따냈고, 마무리 선동열이 10구원승을 기록했다. 선발투수들의 스타일이 다양했다는게 큰 강점이었다. '팔색조'로 불린 에이스 조계현은 다채로운 변화구와 안정된 컨트롤로 에이스 역할을 했고, 신인이었던 이대진은 강속구 투수로 주목받았다. 왼손 에이스 김정수, 언더핸드스로 이강철, 투구폼이 인상적이었던 송유석도 상대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선동열은 그해 본격적으로 마무리로 변신해 41세이브포인트에 방어율 0.78을 기록하며 구원왕과 방어율왕에 올랐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조계현이 완투승을 포함해 2승을 거뒀고, 선동열은 2구원승을 올리며 우승의 쌍두마차로 활약했다.

▶에이스가 따로 없던 2000년 현대

2000년 현대는 정민태 김수경 임선동 등 선발 3명이 18승을 거두며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그해 에이스 3인방을 앞세운 현대가 기록한 91승은 역대 정규시즌 최다승 기록이다. 드림리그 1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현대는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4승으로 물리쳤고,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을 4승3패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현대는 팀타율 2할7푼8리(2위), 팀홈런 208개(1위)로 타선도 막강했지만, 선발-불펜-마무리로 명확히 구분된 투수진의 역할 분담도 무척 잘 이뤄졌다. 타고투저 현상이 극심했던 그해 현대 마운드는 8개팀중 유일하게 3점대 방어율(3.64)를 마크하며 투수 왕국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정명원 박장희가 4,5선발을 맡았고, 불펜진에는 위재영 조웅천 조규제 마일영 권준헌 등이 버티고 있었다. 마무리 위재영은 39세이브로 이 부문 2위를 차지했고, 조웅천은 16홀드로 초대 홀드왕에 올랐다.

▶최강 불펜, 2011년 삼성

올시즌에도 삼성은 '지키는 야구'의 기조를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마무리 오승환이 47세이브로 한시즌 최다세이브 타이기록을 세웠고, 정현욱(24홀드) 권 혁(19홀드) 안지만(17홀드) 권오준(11홀드)등 경험과 실력을 모두 갖춘 실력파들이 막강 불펜진을 구성했다. 삼성의 올시즌 구원 방어율 2.44는 8개팀중 1위이며, 블론세이브도 8개로 가장 적다. 삼성 불펜의 특징은 구성원들 모두 140㎞대 중반 이상의 빠른 공을 뿌린다는 점이다. 여기에 왼손, 사이드암스로, 오른손 정통파 등 스타일도 다양하다. '앞투수가 남긴 주자의 득점은 절대 막아야 한다'는 서로간 책임감도 강하다. 그렇다고 선발진이 약한 것은 아니다. 차우찬(10승) 윤성환(14승) 매티스(5승) 저마노(5승) 등 선발투수들의 방어율은 3.88로 이 역시 8개팀중 가장 좋은 수치다. 선발 요원 모두 5~6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