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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작전 많이 낸다더니, 번트 실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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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작전 수행을 공언했지만, 단 한 번 뿐이었다.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이철성 수석코치를 덕아웃으로 불렀다. 취재진이 없는 가운데 잠시동안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 작전 사인을 많이 낼테니 코치와 선수 간 사인 미스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것이 대화의 요지였다.

이 감독은 이 내용을 취재진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동안 희생번트를 지양하고 선수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이 감독이었다. 주자가 나가도 힛 앤 런 정도만이 나왔을 뿐이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그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삼성은 KIA나 롯데와는 다르다. 투수진이 워낙 좋기 때문에 초반부터 점수를 내서 달아나야 한다. 희생번트 등 적극적인 작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괜히 정규시즌에서 우승한 것이 아니라면서 달라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감독은 1회부터 번트를 댔다.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벤치 사인에 의한 전형적인 희생번트였다. 선두타자 정근우가 좌전 안타로 출루하자 박재상은 초구부터 번트를 댔다. 1사 2루. 하지만 후속타자 최 정과 박정권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선취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SK는 2회와 4회에도 선두타자가 출루해 득점 찬스를 잡았다. 안치용이 각각 볼넷과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하지만 번트는 없었다. 다음 타자가 이호준이었기에 번트보다 강공을 택한 것이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호준은 유격수 플라이와 2루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특히 4회에는 병살타 뒤 김강민이 내야안타로 출루해 아쉬움이 컸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희생번트 뒤 김강민이 출루해 1사 1,3루가 됐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선취점을 냈다면 선발 고효준이 안정을 찾고 5회까지 버텨줬을 수도 있다.

SK는 이후 8회 2사 후 나온 박재상의 안타가 유일한 출루였다. 무기력했다. 물론 이호준은 번트를 잘 댈 수 있는 타자가 아니다. 이 감독 역시 경기 전 4번 타자 박정권 등 강공을 선택해 성공확률이 높은 경우에는 번트를 지시하지 않겠다 했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서 11타수 2안타로 부진한 이호준의 타격감도 고려했어야 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 삼성 투수진은 강했다. 초반에 점수를 내야만 희망이 있다.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