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 선수가 된 박찬호(38)가 현역 연장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 24일 소속 구단이었던 오릭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전달 받았다. 이후 일본 현지 언론들은 박찬호가 한국행을 원한다는 뉴스를 전했다. 25일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박찬호가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남기지 못해서 매우 미안하다. 한국에서 다시 던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또 무라야마 유키오 오릭스 운영본부장은 '데일리스포츠'를 통해 "박찬호가 한국에서 다시 현역생활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박찬호의 한국행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 정금조 운영팀장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KBO 입장은 규정대로 적용한다는 것이다. 특별법에 대해서 언급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박찬호 본인과 지명권을 갖고 있는 한화측의 분명한 입장 정리가 있어야만 KBO는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법 역시 쉬운 과정은 아니다. 박찬호 한 명을 위해 기존 KBO 규약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저항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한화 구단도 적극적이지 않다. 신인 지명 카드를 하나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박찬호가 곧바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또다른 곳은 미국이다. 하지만 박찬호에게 관심을 가질 메이저리그 구단은 현실적으로 없다. 방법은 있다. 내년 스프링캠프때 초청 선수로 참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젊은 투수들과 경쟁이 쉽지 않다는 건 박찬호 본인이 가장 잘 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를 떠나 일본행을 결정할 당시에도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연락이 왔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것보다는 선발 한 자리를 보장해 주는 일본쪽을 선택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과 미국에선 선수로 뛰는 게 여의치 않은 상황인 셈이다.
결국 박찬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딱 하나다. 오릭스에서 퇴출됐지만 일본내 타 구단으로 이적한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오릭스 구단에 따르면 구단이 내년 시즌 재계약을 원했지만 박찬호가 방출을 원했다. 시즌 내내 부진과 부상으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오카다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는 박찬호에 대한 믿음이 많이 약해진 게 사실이다. 따라서 박찬호는 새로운 구단에서 다시 한번 도전하겠다는 의미로 오릭스와의 결별을 선언한 셈이다.
과연 일본내 어떤 팀이 박찬호에게 기회를 제공할지 지켜 볼 일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