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과 전북은 다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준비한 코멘트를 쏟아냈다. 전북은 26일 홈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을 갖는다. 전북은 1주일 전 사우디 제다 원정에서 3대2로 역전승을 했다. 전북은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7년전 K-리그 성남 일화가 알 이티하드에 당한 굴욕 때문이다. 당시 성남은 같은 대회 결승 원정 1차전에서 3대1로 승리하고 돌아와 홈에서 0대5로 대패, 고배를 마셨다. 당시에는 결승전을 홈 앤드 어웨이로 치렀다. 그때 알 이티하드는 전북을 꺾고 결승에서 성남을 만났다. 전북은 원정에서 1대2로 졌다. 홈에서는 2대2로 비겼다.1·2차전 합계 4대3으로 알 이티하드가 앞섰다. 그러면서 알 이티하드 앞에는 'K-리그 킬러'라는 악명높은 애칭이 달렸다. 부산 아이파크도 2005년 알 이티하드에 0대5로 완패했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우리와 성남은 다르다"면서 "정신 무장이 돼 있다면 유리한 상황에서 어이없는 패배를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와 선수들이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내일은 이긴다는 생각만 하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또 "사석에서 성남 구단 사장님께 당시 0대5로 질 때의 얘기를 들었다. 우리가 승리하고 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심 얘기를 해서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날 시간차를 두고 기자회견을 한 다비도비치 알 이티하드 감독(벨기에)은 뒤집을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나온 맨체스터 더비 얘기를 꺼집어 냈다. 맨체스터 시티가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맨유를 6대1로 대파, 기록적인 승리를 거뒀다. 최강희 감독은 이에 대해 "그건 다비도비치 감독의 생각일 뿐이다. 의외성 때문에 집중해서 훈련했다"면서 "방심만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유리하다. 선수들의 각오가 대단하다"고 맞받아쳤다. 전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