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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는 삼성 '휴식체력'과 SK '경기체력'의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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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국시리즈는 삼성의 '휴식 체력'과 SK의 '경기 체력'이 충돌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준플레이오프를 치른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건 5년만이다. 지난 2006년 한화가 두단계 단기전을 모두 거친 뒤 삼성과 한국시리즈를 치렀고 당시엔 승리하지 못했다.

객관적인 조건만 놓고보면 준플레이오프에서 올라온 팀은 한국시리즈 직행팀을 이기기 어렵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동반되는 단기전 승부를 계속 겪다보면 지칠 수밖에 없다. 반면 기다리는 팀은 보름 넘게 체력을 축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전에선 이처럼 단순하지는 않다. 보통 프로농구에서 '경기 체력'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개막 초반에는 선수들이 두세경기만 치러도 매우 지치는데, 이게 반복되면 나중엔 무리없이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로 경기 체력이 쌓인다는 것이다. 분명 지쳐있지만 경기에 익숙해지는 걸 말한다.

SK는 그간 단계를 거치면서 경기 체력을 끌어올린 케이스다. 근본적으로 배터리 방전의 가능성이 있지만, 힘겨운 승부를 계속 풀어나가면서 이기는 경기를 하는 쪽에 익숙해진 상태다. 그게 밑에서부터 올라온 팀의 강점이다. 반면 삼성은 휴식으로 체력을 보충해왔다. 배터리는 꽉 찬 상태다.

결국 경기 체력과 휴식 체력이 맞붙는 것인데, 그래서 이번 한국시리즈는 대구에서 열리는 1,2차전이 매우 중요하다. 경기 체력을 쌓아온 팀이 첫 두경기에서 절대적인 힘의 열세를 느끼는 경우엔 피로가 갑자기 밀려오게 된다. 그간 잊고 있었던 체력적인 어려움이 한순간에 표면화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패의 가능성이 생긴다. 반면 첫 두경기에서 좋은 내용을 보이며 1승1패 정도로 버틴다면, 그때부터는 경기 체력이 휴식 체력을 극복할 수도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삼성은 첫 두경기에서 물량작전으로 상대의 기를 누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상대가 경기 체력의 강점을 살리기 전에 휴식 체력으로 밀어붙인다는 것이다. 일단 1차전이 끝나고 나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