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화 현대캐피탈 감독이 혹독한 프로팀 감독 데뷔전을 치렀다.
하 감독은 2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드림식스와의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홈 개막전에서 공수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1대3으로 패했다.
경기가 끝난 뒤 하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는 "실망스런 경기를 한 것에 대해 팬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선수들이 첫 경기라 긴장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서브 리시브 라인이 무너지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흔들렸다. 공수에서의 모든 부분이 문제점으로 보여지는 경기였다. 자체적으로 우리의 안정된 플레이를 가져가지 못했던 것이 패인이었다"고 덧붙였다.
서브 리시브는 심각했다. 특히 4세트에는 총 4개(안준찬 3개, 김광국 1개)의 서브 실점을 하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이에 하 감독은 "모든 면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하지도 못했다. 최악의 모습을 보여준 경기였지 않나. 이런 경기를 안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용병 수니아스는 이날 20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하 감독은 "기대만큼 해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막상 경기장에서의 모습은 용병의 모습은 아니었다. 상당히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경기를 해가면서 좋아질 것이라 기대를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무거운 부분을 만들지 않았나"라며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 감독은 문성민을 벤치에서 출발시켰다. 정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기용하겠다고 했었다. 문성민은 1세트와 2세트 잠시 교체출전한 뒤 4세트를 전부 소화했다. 그러나 1득점에 그쳤다. 4세트 초반에는 어이없는 서브 실수로 고개를 숙였다. 하 감독은 "문성민의 몸상태도 안좋지만 투입을 안하고 완전히 좋아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앞으로 경기를 하다보면 발전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며 "고정적인 자리는 없다. 경기를 해가면서 선수 능력을 평가해 최고의 선수 구성을 해야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몸상태가 좋지 않은 문성민의 투입이 더 부상을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선수 보호차원도 있다. 그러나 병원에서도 수술할 단계는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병원에서 '안된다'라고 했다면 아예 투입을 못시켰을 것이다. 다른 선수들이 안풀리다보니 벤치에만 앉혀둘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 감독은 그동안 선수들과의 교감을 중시해왔다. '감성' 리더십으로 선수들과 하나가 돼 잠재력을 이끌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하 감독은 호통을 쳤단다. 그는 "8-22로 뒤진 상황에서 작전타임을 썼다. 선수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였다. '너희들이 배구선수냐'라는 얘기로 혼을 냈다. 몇 마디하지 않았지만 프로 선수들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선수들에게 한마디 던져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천안=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