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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호 감독이 사도스키를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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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22일 사직구장.

롯데 외국인 투수 사도스키가 덕아웃으로 나와 비가 오는지 보고 있을 때. 양승호 감독이 사도스키에게 "오늘 어차피 안나오니까 대구에 미리 가 있어"라고 말했다. 통역이 없었지만 사도스키는 다 알아들었다는 듯 씩 웃으며 다시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사도스키는 실제로 다 알아들었다.

양 감독은 "사도스키가 마운드에 있을 때는 얘기하러 나갈 때 통역이 필요없다"면서 "사도스키에게 내가 말을 하면 이미 고개를 끄덕인다. 통역인 이정홍 책임사원이 영어로 얘기하려고 하면 사도스키가 'OK'한다"며 웃었다.

사도스키는 지난 19일 인천 3차전서 송은범과 맞대결을 펼쳐 5⅔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의 호투를 했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양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사도스키를 내정하고 SK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 사도스키를 제외한 모든 투수를 불펜대기 시켰다.

아직은 이르지만 사도스키가 내년시즌에도 롯데에 있을까. 양 감독은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양 감독이 사도스키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부분은 문화적응력. 2년간 한국어를 배워 웬만한 대화는 통역없이 가능하다. 또 한국음식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롯데 선수들과 다른 대우도 바라지 않는다. 시즌 중 들어온 크리스 부첵이 음식에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은 것에 비하면 사도스키는 더없이 편안한 외국인 선수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실력이 괜찮아도 한국 적응을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도스키의 경우는 반대인셈.

성적은 조금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다. 더운 6∼8월엔 잘던지는데 추운 날씨에선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체력이 약해 부상도 잦은 편. 지난해 4월에 부진해 퇴출설이 있었고 올해는 4월은 부상으로 아예 던지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승8패에 이어 올해도 11승8패로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데리고 있기엔 조금 부족한듯하고, 버리기엔 아까운 애매한 상태. 롯데가 만약 한국시리즈에 오른다면 사도스키를 평가할 기회가 한번 더 주어지게 된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