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만약 구자철이 함부르크로 갔더라면

by

스포츠에 가정은 없지만 '만약 구자철이 함부르크로 이적했더라면' 어땠을까.

구자철은 여름이적시장 막바지 함부르크의 러브콜을 받았다. 구단 측은 물론 선수 본인의 동의까지 받았지만 펠릭스 마가트 감독의 저지로 구자철의 함부르크 행은 제동이 걸렸다. 시간이 없었던 함부르크는 이렇다할 보강을 하지 못한 채 여름이적시장을 마쳤다. 함부르크는 구자철을 영입하지 못한게 두고두고 아쉬운 모양이다.

21일(이하 한국시각) 프랑크 아르네센 함부르크 이사는 독일 일간지 벨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구자철을 영입했을 것이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르네센 이사는 "당초 구자철이 계약서에 서명을 하겠다는 답까지 들었다"며 "그러나 갑자기 마가트 감독이 이적을 무산시켰다. 나의 독일어 실력은 당시 볼프스부르크와의 약속을 잘못 이해할 정도로 나쁘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4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는 구자철에게도 함부르크행 무산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만약 그가 함부르크로 이적했다면 주전 미드필더로 나설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현재 함부르크는 공수 모두에서 총체적 난국이지만, 중원에서 공격을 풀어나갈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경기 조율 능력과 날카로운 득점력까지 갖춘 구자철은 함부르크가 절실히 원하는 유형의 선수다. 절친한 선후배 사이이자 대표팀 동료인 손흥민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구자철은 볼프스부르크에서 좌우 측면 미드필더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이지만, 구자철이 선호하는 포지션은 아니다. 함부르크로 이적이 됐더라면 본인이 원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분데스리가를 마음껏 부딪혀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지난일은 잊었다. 일단 부상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구자철은 11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다. 16일 뉘른베르크전에도 결장했다. 공교롭게도 23일에는 이적설의 주인공 함부르크와 맞대결을 펼친다. 부상의 여파로 출전하지 않을 전망이다. 구자철의 에이전트는 "아직 볼을 차는 단계는 아니지만, 순조롭게 재활 중이다"며 "아직 감독의 구상에 있는만큼 볼프스부르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