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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관' 임경완이 후배들에 보낸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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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가져도 되지만 두려움은 가져가면 안된다. 오늘도 파이팅 하자'

롯데 선수단 전원은 지난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SK와의 플레이오프와의 2차전을 앞두고 문자메시지를 1통씩 받았다. 용병 사도스키와 부첵도 예외가 없었다. 보낸이는 팀내 최고참인 투수 임경완. 16일 열린 1차전에서 4-3으로 앞서던 6회초 위기를 맞은 선발 장원준을 구원등판했지만 박진만에게 아쉽게도 동점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롯데는 이날 경기에서 SK에 연장승부 끝에 6대7로 패하고 말았다.

2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4차전을 앞두고 만난 임경완은 "최고참으로서 중요한 순간에 역할을 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어 문자를 보냈다"며 "용병 선수들도 동료이지 않나. 통역을 통해 메시지를 부탁했다"고 했다.

사실 임경완은 팀 내에서 후배들에게 '보안관'이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평소 후배들의 생활을 꼼꼼하게 챙기기 때문. 평소 사생활이 그대로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평소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어찌보면 그런 보안관이 후배들에게 솔직한 마음을 먼저 표현하는 자체가 힘든 일이었다.

임경완은 "내 문자 하나로 팀이 좀 더 단합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용기를 냈다"고 했다. 결과는 좋았다. 많은 후배들이 "열심히 뛰겠다. 선배님도 힘내시라"며 격려의 답장을 보냈다. 그 덕분에 부담감을 털어냈는지 임경완의 몸도 가벼웠다. 2, 3, 4차전 모두 중요한 순간에 마운드에 올라 롯데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했다. 2차전에서는 3-1로 앞서던 7회 무사 1, 2루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3타자를 실점 없이 막아내 팀 승리를 지켰다. 3차전에서도 비록 팀이 패하기는 했지만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2대0으로 승리를 거둬 시리즈 전적을 2-2로 맞춘 4차전에서도 8회 1사 주자없는 상황서 장원준을 구원등판, 김강민과 박진만을 3루 땅볼로 처리하며 홀드를 따냈다.

현재 양승호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오른손 불펜은 임경완이다. 투수 중 유일하게 홀로 4경기 모두에 등판했다. 임경완은 "1차전에서는 조금 긴장한 측면이 있었지만 2차전부터는 몸도 가볍고 컨디션도 좋다"며 "팀이 이대호 한국시리즈까지 갈 수 있도록 그라운드 안에서, 밖에서 내 맡은 역할을 다 하고 싶다"는 맏형다운 각오를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