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롯데가 맞붙은 이번 플레이오프에 유독 눈길을 끄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이적생들이다.
프랜차이즈 출신은 아니지만 어느새 팀에 녹아들었다. 게다가 플레이오프에선 이들이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고 있어 "이적생 만세"를 외칠만 하다.
플레이오프 전적 2승1패로 앞서고 있는 SK엔 박진만(35) 안치용(32) 최동수(40)가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안치용과 최동수는 지난해 LG에서 왔고, 박진만은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에서 건너왔다.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고참이지만 권위를 내세우는 법이 없다.말 대신 훈련과 실력으로 후배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을 모를 리 없는 이만수 감독대행은 셋 모두 포스트시즌 명단에 넣었다.
이들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SK의 가을야구를 책임지고 있다. 안치용은 1차전에서 6-4로 도망가는 결정적인 투런 홈런을 치는 등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3차전까지 타율 3할7푼5리(8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팀 내 타율 3위다.
유격수 박진만은 명품 수비로 안정된 내야 수비를 이끌고 있다. 감기 몸살로 준플레이오프에선 다소 부진했지만 플레이오프 들어선 타격으로도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1차전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치는 등 3할 타율(10타수 3안타)를 기록 중이다. 최동수는 3차전에서 이 감독의 깜짝 카드로 등장했다. 이호준을 대신해 4번 타자로 나선 최동수는 결승타를 치며 노장 만세를 불렀다.
SK에만 이적생의 활약이 있는 게 아니다. 롯데 3루수 황재균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최고의 수비로 진가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시즌 도중 넥센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된 황재균의 원래 포지션은 유격수였다. 하지만 올해 롯데 지휘봉을 잡은 양승호 감독은 황재균을 3루수로 돌렸다. 수비 위치를 옮긴 황재균은 철벽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2차전에서 두차례 메이저리그급 러닝스로로 팀 승리를 지켜냈고, 3차전에서도 다이빙캐치 등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근성을 보였다.
이들 이적생들의 맹활약은 플레이오프의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