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수비로 물귀신 작전 펼칠겁니다."
롯데 황재균은 플레이오프의 히어로 중 하나다. 3경기서 12타수 2안타로 방망이는 신통치 않지만, 2차전서 환상적인 두차례의 러닝스로를 선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3차전에서도 정근우의 잘 맞은 타구를 두차례나 잡아냈다. 그중 1-0으로 앞선 7회말 나온 병살 플레이는 위치 선정과 순간적인 판단 능력 모두 최고였다.
20일 4차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누구나 다 하는 것이다. 다른 선수들도 다 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유독 플레이오프에서 수비력이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황재균은 "페넌트레이스와는 역시 집중력 측면이 다른 것 같다"며 "투수들이 호수비에 고맙다며 좋은 말 해주니 고맙다"고 답했다.
황재균은 3차전에서 6회말 박정권의 파울타구를 잡으려다 덕아웃으로 점프해 들어갔다. 하마터면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던 상황.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공이 떨어지기 전까지 덕아웃이 안 보였다. 못 잡고 나니까 바로 앞에 덕아웃이었다"며 "그래서 그냥 점프했다"고 덤덤하게 설명했다.
모든 야수가 생각하고 있을테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호수비가 좋을까, 아니면 적시타로 점수를 만들어내는 것이 좋을까. 황재균은 "적시타는 나말고 다른 선수가 쳐도 된다. 호수비로 점수를 지켜내는 게 더 좋다"며 웃었다.
인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