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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주전들의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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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1루에서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가속이 붙은 상황에서 발로 정상적으로 뛰어들어가는 게 더 빠르다는 게 입증됐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기 위해 상체가 엎어지는 데 오히려 시간이 더 소모된다는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코, 목, 손가락, 손목 등을 심하게 다칠 수 있다. 따라서 현장 지도자들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못하게 할 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 주전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했다.

16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롯데 홍성흔이 5회말 유격수 옆 깊숙한 곳으로 내야 안타를 때린 뒤 1루를 향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세이프 됐다.

7회엔 무사 1, 2루에서 번트를 댄 황재균이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했고, 이어진 1사 2, 3루에선 2루 땅볼을 친 조성환이 또다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홍성흔은 살았고, 황재균과 조성환은 아웃이 됐다.

홍성흔과 조성환은 팀 내 최고참급이다. 또 황재균은 평소 허리가 좋지 않아 슬라이딩을 잘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1루에서 몸을 던졌다. 비록 경기는 연장접전 끝에 롯데가 패했지만 이들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는 동료 선수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특히 4-6으로 뒤진 7회 황재균의 번트에 이어 조성환의 2루 땅볼때 1점을 추가해 SK를 1점차까지 쫓아갔고, 결국 8회 1점을 추가해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고참과 주전 선수들의 허슬플레이가 이어지자 롯데는 하나로 단단하게 뭉칠 수 있었으며 끈질긴 승부욕을 보인 것이다.

롯데는 지난 99년 이후 12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플레이오프를 승리로 장식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부산=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