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점.
부산 아이파크의 주장 김창수(26)가 종착점을 앞둔 이번 시즌 매긴 자신의 리더십 점수다. '점수가 너무 짠 것 아니냐'고 묻자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지난 4월 얼떨결에 찬 주장 완장이었다. 김근철이 주전에서 밀려나면서 무거운 짐이 자신에게 맡겨졌다. 당시 부산은 시즌 개막 이후 4경기에서 1무 3패를 기록, 16개 구단 중 14위에 처져 있었다. 김창수는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주장을 맡아 힘들었다. 지금 6위까지 올라오면서 올시즌을 어떻게 모르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주장을 맡은 뒤 두 가지가 변했다. 성격과 책임감이다. 김창수는 과묵한 편이다. 그런데 요즘 말수가 늘었단다. 주장으로서 후배들에게 다가가 먼저 말도 걸고, 한마디라도 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후배들을 알기위해 성격까지 바꾸고 있다. 먼저 다가가니 후배들도 잘 따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장에게 강한 책임감은 필수 아이템이다. 팀에 헌신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그는 "책임감이 더 커졌다. 훈련할 때도 다른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하게 되고, 말도 조심스럽게 하게 되더라"고 대답했다.
김창수가 주장으로 선임된 뒤 부산은 고공행진을 달렸다. 리그 5연승도 했고, 홈에서는 리그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렸다. 순위도 상위권으로 끌어 올렸다. 이유있는 상승세였다. 김창수는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는 비밀 회의을 주선한다. 단체 회의 이후 따로 선수들끼리 미팅을 갖는다. 감독 몰래 이뤄지는 미팅이다. 김창수는 "(김)한윤이 형을 중심으로 선후배가 돌아가면서 경기에 대한 장단점을 얘기한다. 선배들만 얘기하는 시절이 아니다. 후배들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허물없이 토론하는 형식인데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고 했다.
김창수는 주장이란 직책을 잘 수행할 수 있었던 공을 선후배들에게 돌렸다. 그는 "말을 안듣는 후배들이 없었다. 또 선배들은 힘들 때 의지가 된다. 남은 3경기에서도 좋은 분위기를 유지시켜 반드시 6강에 들고 싶다"고 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