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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두분 감독님, 5차전 하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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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 감독의 정말 솔직한 답변이 나왔다. "두분 감독님, 정말 치열하게 5차전까지 하고 올라오세요."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은 여유있게 대구구장과 경산볼파크에서 시리즈 대비 훈련을 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 역시 SK의 승리로 끝난 준플레이오프를 관심있게 지켜봤을 터. 12일 밤, SK의 승리가 확정된 뒤 류중일 감독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어떻게 보셨는가"라고 묻자 류 감독은 우선 큰 소리로 웃으며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창피해 죽겠다. 일단 나는 점집 문 닫아야겠다"라고 말했다.

점집?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류 감독은 KIA가 승리해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틀렸다. 류중일 감독은 "그래서 앞으론 누가 묻더라도 플레이오프 예상은 하지 말아야겠다"며 재차 웃었다.

실은 KIA의 승리를 예상한 멘트가 보도된 뒤 류중일 감독은 은근히 신경이 쓰였던 것 같다. 혹시 SK 구단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을까 염려가 없지 않았다고 한다.

"준플레이오프를 통틀어서 가장 중요했던 장면을 하나만 꼽아달라"고 질문했다. 류중일 감독은 "3차전 2회에 KIA의 번트 실패가 나온 것, 그게 키였던 것 같다"고 답했다.

1승1패 상황에서 벌어진 3차전때 KIA는 2회에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이때 안치홍이 희생번트를 댔는데, 몸쪽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해 타구가 포수 바로 앞에 떨어지고 말았다. 포수 정상호는 3루로 송구했고, 결국 포수-3루수-1루수로 이어진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이날 KIA는 0대2로 패했다. 이 장면에서 만약 KIA가 선취점을 냈다면 준플레이오프 전체의 흐름이 달라졌을 것이다.

이제는 삼성도 플레이오프를 더욱 면밀하게 관찰할 시점이 됐다. 롯데와 SK 가운데 누가 됐든, 5차전까지 진을 빼고 올라와야 삼성으로선 유리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롯데와 SK 모두 상대를 3승1패 정도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는 시나리오를 원하는데,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두 팀 감독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라고 물어봤다. 류중일 감독은 "솔직히 말해서 5차전까지 치르면서 두 분 감독님이 치열하게 싸우고 올라오십쇼. 그래야 우리가 좋으니까"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그간 출퇴근 체제로 훈련해온 삼성은 15일부터 합숙에 들어간다. 사령탑 첫해인 류중일 감독은 올해의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차근차근 준비중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