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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탈락 KIA, 그래도 김진우는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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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김진우는 건졌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탈락한 KIA. 희망은 김진우의 귀환이었다.

11일 3차전에 롱릴리프로 등판, 3⅓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눈부신 호투를 한 그는 12일에도 마운드를 밟았다. 0-6으로 크게 뒤진 7회 등판한 그는 볼넷 1개를 내줬지만 특유의 낙차 큰 커브로 삼진을 2개 잡아냈다. 이틀 연속 등판에 다소 지친듯 8회 선두 타자 김강민에게 2루타를 맞고 정근우에게 사구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후속 심동섭이 김진우의 책임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2실점이 됐지만 김진우의 공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가장 큰 희망은 제구력의 회복이다. 오랜 방황 끝에 올시즌 복귀한 김진우는 직구 제구 불안으로 고전해야 했다. 커브의 위력은 여전했으나 직구와의 결합상품이 되지 못하는 한 효과적인 투구가 이뤄질 수 없었다. 결국 2군으로 내려가 훈련을 한 뒤 포스트시즌 히든카드로 시즌 막판 엔트리에 등록됐다.

"시즌 막판 1군에 올라와 코칭스태프의 지도를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는 김진우는 직구의 밸런스를 80% 이상 회복했다.

"처음 1군에 왔을 때 의욕이 넘쳐 공을 세게만 던지려고 했어요. 힘이 들어가니까 릴리스 포인트가 늦고 공이 높았죠. 지금은 힘을 빼고 편안하게 던지니까 눌러 던질 수 있게된 것 같아요." 김진우의 설명이다.

장기인 3종 커브세트도 완벽하게 다듬었다. "커브는 3가지 종류가 있어요. 볼카운트를 잡을 때는 느리지만 낙폭이 큰 커브를 던지구요. 원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낙폭은 유지한채 스피드를 조금 더 붙이고, 투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 커브는 낙폭을 줄이고 스피드를 빠르게 가져갑니다."

KBS 이용철 해설위원은 김진우 커브의 엄청난 낙폭에 "다른 변화구 없이 저 공만 던져도 공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슬라이더와 몸쪽 체인지업까지 장착하면서 김진우는 다시 언터쳐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금의 마인드로 겨울을 잘 나면 내년에 1선발도 가능하다"는 SK 한 전력분석원의 평가를 받을만큼 김진우는 확실히 살아났다. 집단 부상 속에 올시즌을 아쉽게 마친 KIA 벤치. 돌아온 김진우가 희망의 빛으로 가을을 물들이고 있다.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