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식 변형스리백의 핵심은 중앙이다. 한쪽 측면수비수가 공격으로 올라가면 중앙 미드필더 1명이 내려와 그 자리를 커버한다. 중앙수비수 2명과 밸런스를 맞추어 상대역습에 대비해야 한다. 맞은편 측면수비수도 머리 속에 밸런스를 생각하고 플레이를 해야 한다.
어렵다. 머리 속에 자신의 움직임과 팀 전체의 밸런스를 생각해야 한다. 선수들이 오고가는 타이밍도 정확해야 한다. 생각하는 축구의 결정판이다.
하지만 UAE전에서 들고나온 변형스리백은 아직 미완성이었다. 김영권 최효진 측면수비수들의 머리에는 온통 '공격'만이 있었다. 그렇다고 잘하지도 못했다. 공격 포지션은 어정쩡했다. 이들에게 향하는 패스줄은 자주 끊어졌다. 뒷공간이 허전했다. 중앙 미드필더들의 커버플레이도 미흡했다. 애매한 위치에 서 있었다. 수비 밸런스가 무너졌다. 전방압박도 약했다.
당연히 중앙수비는 헐거워졌다. 중앙수비수들은 UAE의 역습에 허둥댔다. 상대의 공을 뺐기 위해 섣불리 덤비다가 공간만 내주었다. 여러차례 가슴을 쓸어내려야했다. 후반 6분 박주영의 선제골로 무게추가 기울자 조금 나아졌다. 변형스리백이 잘 돌아가서가 아니었다. UAE가 공세에 나서자 공간이 생긴 덕이었다.
승리는 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완벽한 움직임이 아니라면 변형스리백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수원=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