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첫 방송되는 KBS2 수목극 '영광의 재인'(이하 영광)은 '제빵왕 김탁구'(이하 김탁구)와 여러모로 비교될 운명을 타고났다.
시청률 50%(AGB닐슨 기준)를 돌파하며 '국민드라마' 반열에 오른 '김탁구'의 강은경 작가와 이정섭 PD가 새롭게 '구워낸' 신상품이기 때문이다.
KBS는 강은경 작가와 이정섭 PD에 대한 신뢰 하나로 완성된 시놉시스가 나오기도 전에 '영광'을 편성하는 파격적인 절차를 따랐다. 그만큼 두 사람의 조합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뜻이다.
제과기업의 서자로 태어난 김탁구(윤시윤)가 온갖 역경을 딛고 제빵업계의 장인으로 거듭난다는 줄거리는 '영광'이 내세우는 휴먼 성장 스토리와 맞닿아 있다.
두 작품의 비슷한 듯 서로 다른 매력을 키워드를 통해 알아봤다.
▶성공담 선악구도 히든카드 감초
두 작품은 모두 어려운 환경에 처한 주인공이 역경을 헤치고 자신의 꿈을 이룬다는 성장담을 담아내고 있다. '김탁구'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주인공이 제빵사로 성공하는 내용이었다. '영광'은 남자주인공 김영광(천정명)이 프로야구 선수로, 여자주인공 윤재인(박민영)이 간호사로 살아가기 위한 고군분투기를 그린다.
불우한 환경에 놓인 주인공이 갖은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다보면 운명을 씩씩하게 개척해나갈 수 있다는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영광'에서 부모가 누군지 가족의 생사여부도 모른 채 혈혈단신으로 살아가는 여주인공 윤재인은 어떠한 악조건이나 위기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발견해내고 다행이라고 웃어넘기는 '긍정녀'의 면모를 갖고 있다. '김탁구'에서 전인화와 정성모 등이 주인공을 곤경에 빠뜨리는 악역으로 출연했다면 '영광'에서는 손창민과 박성웅 등이 갈등을 불어넣는 인물로 활약할 예정이다. '김탁구'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김탁구의 엄마가 등장해 새로운 전개를 맞았듯 '영광'에서도 히든카드가 있다. 영광의 누나 김경주 역의 김연주는 극중 러브라인에 대해 "시놉을 볼 때 미리 말하기 어렵다.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숨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일에 싸인 이야기를 풀어내며 '김탁구' 때와 같이 잠시도 멈추지 않는 빠른 전개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탁구'에서 전광렬, 전인화, 정성모, 전미선 등 카리스마 있는 중견연기자들과 함께 박상면, 이한위, 박용진 등 감초연기자들이 활약했듯 '영광'에서도 최명길, 손창민, 박성웅 등의 무게감 있는 연기에 더해 이문식, 김성오 등이 양념역할을 하게 된다.
▶다른 시대 소재 멜로
두 작품은 시대배경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김탁구'가 80~90년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통속적인 느낌을 강하게 풍겼다면 '영광'은 2011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 좀 더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낼 전망이다.
소재도 다르다. 제빵업계를 중심으로 다뤘던 '김탁구'와 달리 '영광'은 남자주인공의 활동무대인 프로야구 구단뿐 아니라 그의 어머니가 일군 국수집, 여주인공의 직장인 병원 등의 이야기가 섞여있다. 여주인공 박민영이 "우리 드라마는 복수와 사랑, 성공과 실패 등 많은 내용이 담긴 종합선물세트와 같다"고 말할 정도로 다양한 소재가 접목돼 있다.
'김탁구'는 김탁구의 성공담과 가족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윤시윤, 주원, 유진, 이영아 등 젊은 남녀주인공들의 멜로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낳았다. 반면 '영광'은 천정명, 박민영, 이장우, 이진 등의 러브라인이 좀 더 부각될 예정이다. 어린시절 추억을 간직한 청춘남녀의 사랑이 때로는 재미있게, 때로는 심각하게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