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가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 새로운 무기를 들고 나올 전망이다.
위치를 바꾼 변형 스리백이다. 그동안 왼쪽에 무게 중심이 실렸다. 왼쪽 풀백이 오버래핑을 하고 나머지 3명의 수비수들이 라인을 형성해왔다. 하지만, 이번 UAE전에서는 오른쪽으로 공격 루트를 옮기는 안을 고민 중이다.
박주영(26·아스널)의 상승세와 폴란드전에서 드러난 변형 스리백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박주영은 현재 최전방이 아닌 왼쪽 측면에 배치되고 있다. 원톱과 오른쪽 윙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시로 자리를 바꾸는 만큼 큰 의미는 없다. 그러나 3경기에서 6골을 넣을 정도로 감각이 좋다. 측면 플레이도 괜찮은 편이다. 이런 가운데 굳이 왼쪽 풀백까지 오버래핑을 시켜 측면에 선수를 중복 배치하는 결과를 만들 필요가 없다. 폴란드전에서 왼쪽 풀백으로 나섰던 홍 철(20·성남)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고, 오른쪽 측면 수비에 나선 이재성(23·울산)은 만족스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홍 철이 오버래핑한 사이 빈 왼쪽 측면 외에도 발이 느린 이재성이 선 오른쪽 측면까지 상대에게 공략 당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보완이 필요했다.
조광래 감독(57)은 왼쪽과 중앙 수비가 모두 가능한 김영권(21·오미야)과 오른쪽 측면 공격에 일가견이 있는 풀백 최효진(28·상주)을 선발로 내세우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이렇게 되면 박주영이 선 왼쪽 측면에 선수가 겹칠 염려도 없고, 측면 수비를 보완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김영권과 최효진 모두 발이 느린 편이 아니기 때문에 스피드를 앞세우는 상대에게 호락호락 당할 가능성도 적다.
최효진이 오버래핑에 나설 경우, 오른쪽 측면에 배치될 것이 예상되는 서정진(22·전북)의 쓰임새가 어떻게 되느냐가 관건이다. 조 감독은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오른쪽 윙어에게 측면이 아닌 중앙에서 2선에서 침투하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의 빈 자리를 채우는 움직임을 지시했다. 서정진도 이와 비슷한 역할 수행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변형 스리백은 향후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과 최종예선을 치를 조광래호에게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왼쪽에만 국한됐던 무게감을 덜게 됨과 동시에 상대에 따른 맞춤 전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UAE전 내용과 결과에 따라 실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