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구단 NC가 첫 훈련을 진행했다. 10일 전라남도 강진군에 위치한 강진베이스볼파크에 가을캠프를 연 NC는 11일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야구장에 나와 현장을 둘러봤다. 감회가 새로워보였다.
"날씨가 너무 좋네요. 야구하기 딱 좋겠네." 김 감독은 하늘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강진베이스볼파크는 바닷가 바로 옆에 위치했는데도 바람은 적었고 따스한 햇살만이 가득했다. 김 감독은 "새벽에 한번 잠에서 깼지만, 공기가 너무 좋아서 금세 다시 잠들었다. 선수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처음 보는 자리다 보니 모처럼 설렌다"며 미소지었다.
오전 9시 30분, 드디어 NC 김경문 감독과 선수단이 공식적으로 첫 인사를 나눴다. 유니폼을 입고 정식으로 인사하고 싶다며 전날 오후 진행된 오리엔테이션 때도 뒷편에서 잠시 서성이기만 했던 김 감독이었다. 유니폼을 입고 나서인지 이날은 환한 미소와 함께 선수들 앞에 섰다. "모두 잘 잤나?"라며 입을 연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세가지를 당부했다.
그는 "야구는 다른 사람이 아닌, 여러분의 인생이다. 첫번째로 야구장에서 모든 걸 다 쏟아내라. 여기 한번 유니폼을 벗어본 선수들도 있지만, 은퇴하고 나면 모두가 아쉽다"라며 "나도 너희들도 너희가 가진 잠재력을 전부 알지는 못한다. 목표를 크게 갖고, 야구장에서 그 잠재력을 쏟아내자"고 힘주어 말했다. 김 감독은 "두번째로 우린 9구단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팀이다. 기존에 있는 팀들보다 나은 건 젊음과 패기다. 모두들 즐겁고 재밌는 야구를 하자"고 했고, 곧이어 "그래도 지는 건 아프다. 패배자는 아플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하루하루 힘들더라도 어떤 선수가 되겠다는 의지를 갖고 야구하자"고 덧붙였다.
선수단은 숙연해졌다. 이윽고 진행된 워밍업 때부터 굵은 땀방울을 흘리기 시작했다. 프로다운 훈련을 처음 해보는 선수들은 스트레칭 동작이 익숙하지 않은 듯 어색해하기도 했다. 프로 지도자로 새출발을 시작한 김상엽 투수코치는 선수들의 폼을 하나하나 잡아주는 등 세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른 코치들과 김 감독도 트레이너를 도와 선수단 바로 옆에서 조언을 건넸다.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의 한마디 한마디에 강한 기합소리로 화답했다.
김 감독은 훈련장을 둘러보면서 "첫 날부터 애들 목 다 쉬겠다"라며 크게 웃기도 했다. 선수들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 흡족해보였다. 그는 박보현 매니저에게 "오늘은 검은색 스파이크를 신었는데, 훈련 마치면 흰색, 검은색 스파이크 중에 어느 것이 좋은지 조사해봐라. 유니폼이나 용품에 불편한 건 없는지도 알아보고"라고 말하는 등 작은 것까지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워밍업과 러닝 훈련이 1시간 가량 진행되자 선수들은 땀에 흠뻑 젖었다. 언더셔츠를 갈아입기 위해 들어온 덕아웃은 땀냄새로 가득 찼다. 쉴 겨를도 없이 옷을 갈아입고 다시 운동장으로 뛰어나왔다.
선수단은 투수조와 야수조, 포수조로 나뉘어 3개 운동장으로 흩어졌다. 가벼운 캐치볼을 주고받은 뒤 수비 훈련에 매진했다. 투수조는 김상엽 투수코치가 직접 펑고를 쳐주면서 수비훈련을 지도했다. 야수조는 내야는 박영태 수비코치와 이동욱 수비코치가, 외야는 김광림 타격코치와 전준호 주루코치가 직접 펑코배트를 잡았다. 선수들은 첫 훈련임에도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는 식당으로 이동해 12시30분경 점심을 해결했다. 오후 1시30분부터는 야수조는 배팅 훈련과 수비 보강 훈련을, 투수조는 기초체력과 유연성 강화 훈련을 진행했다.
김 감독은 하루종일 선수단 곁을 떠나지 않았다. 특히 NC에서 다시 선수생활을 시작하게 된 이들에 대한 기대가 커보였다. 김 감독은 "야구는 물론, 어느 스포츠든 젊은 선수들로만 할 수는 없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선수들의 경험 역시 중요하다. 이들이 잘해줘야 한다"면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보인다. 스타플레이어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며 미소지었다.
구체적인 목표를 물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한곳으로 마음을 모아 기존에 있는 8개 팀 형님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그런 팀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그래도 감독의 목표가 낮으면 선수들 목표도 낮아진다. 내후년에 1군에 진입하면 5할 승률에 4강을 목표로 도전하겠다"고 답했다. 곧이어 그는 "두산에서 해온 것도 있지만,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팀 컬러를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단의 의지는 그 어느때보다 강해보였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NC, 그들의 힘찬 발걸음이 더욱 기대된다.
강진=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