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와 SK의 준플레이오프가 최종 5차전까지 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차전을 통해 두 팀은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1승씩을 주고 받았다. 인천서 열린 1차전서는 KIA가 9회초 차일목의 만루홈런으로 5대1로 이겼지만, 경기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혈전이 이어졌다. 2차전서는 연장 11회 끝에 SK가 이호준의 끝내기 안타로 3대2로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두 팀의 색깔이 뚜렷하고 꼼꼼한 야구를 펼치기 때문에 5차전까지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KIA는 선발야구를 구사한다. 조 감독은 윤석민과 로페즈, 서재응 등 탄탄한 선발진을 앞세워 경기를 끌어가는 스타일이다. 선발투수가 최대한 이닝을 길게 끌고 가고, 경기 후반에는 한기주 김진우 손영민 등 불펜투수들 중 2~3명이 집중 투입된다.
SK는 이만수 감독대행도 인정했듯 선발이 약하기 때문에 불펜야구를 할 수 밖에 없다. 불펜 전력은 KIA보다 앞서는게 사실. 정대현 정우람 박희수 엄정욱 등 다양한 유형의 불펜투수들로 경기 후반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양팀의 마운드 운용 방식이 다르면서도 1점차 승부에서 데이터와 '감'을 앞세운 작전을 쓴다는 공통점 때문에 3차전 이후에도 명승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두 팀의 공격력이 엇비슷하다는 것도 5차전 냄새를 나게 한다. 두 팀 모두 전반적으로 타자들의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다. 대량득점을 노리고 게임에 임할 수 없는 상황이다. KIA는 최희섭과 김상현, SK는 최 정과 박정권이 타선의 키플레이어인데, 아직 폭발하지는 않고 있다. 철저한 데이터 야구를 통해 상대 중심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팀 톱타자들인 KIA 이용규와 SK 정근우의 출루 싸움도 치열하다. 2차전까지 이용규는 10번 타석에 나가 4번 출루했고, 정근우는 9번 중 5번 살아나갔다. 둘의 타격감이 엇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결국 한 팀의 일방적인 리드보다는 결정적인 장타, 투수 교체 타이밍 등 한 순간 선택에 의해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KIA와 SK는 지난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마지막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올시즌 준플레이오프도 비슷한 분위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