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직구장과 인천 문학구장의 '익사이팅 존'에 앉은 관중은 파울볼 잡을 때 유의할 점이 있다. 자칫하면 같은 팀에게 치명적인 손해를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SK와 KIA의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가을 잔치가 점화됐다. 11월초까지 치열한 접전이 이어질 것이다.
이맘때 KBO 소속 심판위원들은 더욱 신경을 바짝 쓰게 된다. 모두의 눈이 야구장 안으로 쏠려있을 때 판정과 관련해 잡음이 나오면 안 되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문학구장에서 KBO 조종규 심판위원장을 만났다. 조 위원장은 "단기전에 들어갈 때 기본에 충실하자는 얘기를 많이 한다. 공을 따라 움직이고 선수를 독려하고, 그런 부분인데 늘 하던 친구들이라 이번에도 잘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는 14명의 심판이 투입된다. 주로 팀장과 차장급, 이하 고참 심판들이 배정되는데 7명씩 두조로 나뉘어 일단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전담한다. 이후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이들 가운데 7명을 뽑아내 배정하게 된다.
올해 심판 판정 때문에 굵직한 사건이 몇개 있었다. 대표적인 게 LG 임찬규와 관련된 보크 오심 사건이었다. 조종규 위원장은 "보크에 특히 신경쓰라는 당부를 심판들에게 했다. 그런데 어차피 그게 다 심판들이 해야할 기본적인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미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양팀 감독과의 미팅에서 기본적인 원칙을 공지했다. 예를 들면 야구장 상공에 설치된 애드벌룬에 타구가 맞고 떨어지는 사례다. 지난해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때 실제 나왔던 사건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심판이 본래의 타구를 판단해서 홈런 혹은 아웃 등을 판정해주게 된다.
변함없는 몇가지 룰이 있다. 만약 외야수가 펜스 앞에서 점프해서 타구를 잡은 뒤 펜스 뒤로 넘어가면? 이건 아웃이다.
그런데 내야석 펜스 근처의 관중이 파울볼을 먼저 가로채는 경우엔 상황에 따라 얘기가 달라진다. 야수가 몸을 펜스 너머로 넘기지 않고도 잡을만한 타구를 관중이 가로채면 그건 못 잡아도 아웃이다. 야수가 몸을 펜스 너머로 뻗은 상태에서 파울 타구를 잡으려다 관중의 방해를 받았다면, 그때는 아웃이 아니다. 야수가 위험을 알고도 그쪽으로 몸을 들이밀었기 때문이다.
특히 사직구장이나 문학구장처럼 내야에 그라운드로 돌출된 '익사이팅 존'에선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그러니 이 타구가 대체 어느 팀의 타구이며 잡으면 어떻게 되는 지를 파악하는 게 야구팬들에게도 중요할 수 있다.
이미 2차전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나왔다. 최희섭의 좌월 솔로홈런때 SK 좌익수 박재상이 점프를 했지만 잡지 못해 홈런이 됐다. 이 장면에서 팬들은 공을 잡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었다. 이같은 아슬아슬한 홈런 타구때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관중의 몸이 야구장 안쪽으로 넘어왔느냐 여부, 외야수의 글러브 위치 등에 따라 심판이 홈런 혹은 아웃을 선언하게 된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